시흥 원룸 변사사건 범인 검거
“무시하는 말에 화나 범행” 자백
경기 시흥의 한 원룸에서 지인인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에 불을 지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본보 26일자 보도) 피의자는 단돈 200만원의 채무로 인한 갈등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28일 살인 및 방화 등 혐의로 이모(38ㆍ여)씨 등 2명을 붙잡아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전 5시께 시흥시 정왕동 A(38ㆍ여)씨의 원룸에서 A씨를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뒤 시신을 방 안에 방치해놨다가 26일 오전 3시40분쯤 현장을 다시 찾아 시신 상반신에 종이박스와 옷가지 등을 올려놓고 불을 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A씨에게 200만원을 빌린 뒤 갚는 문제를 놓고 다투다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범행 뒤 A씨의 휴대폰을 이용, 제2금융권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A씨 명의로 1,000만원을 대출받으려고도 했다.
경찰은 지난 26일 오전 7시55분쯤 “이웃집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이씨가 화재 직전, A씨의 원룸을 다녀간 사실 등을 확인해 하루 만인 27일 오후 8시15분쯤 서울 서대문구에서 이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씨와 함께 있다가 검거된 강모(48)씨는 “범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씨가 방화할 당시 강씨가 이씨의 휴대폰을 소지한 채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통화내역을 조작한 것으로 미뤄, 범행 은폐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은닉 등 혐의로 강씨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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