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회수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약 300만대를 리퍼비시폰(리퍼폰)으로 내놓기로 했다. 리퍼폰은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새 것처럼 수리해 원래보다 싼 값에 파는 재생폰을 말한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해 9월 배터리 발화 사례가 잇따르자 리콜된 이후 10월 아예 단종됐다.
삼성전자는 전날 자사 뉴스룸을 통해 “그 동안 회수한 갤럭시노트7의 재활용과 폐기에 관한 원칙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밝힌 처리 원칙은 ▦리퍼폰으로 판매해 대여폰 등으로 활용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추출해 판매, 활용 ▦금속 물질을 추출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처리 등 세 가지다.
삼성전자는 “리퍼폰의 경우 원칙은 수립했으나 국가별 규제 당국(안전)과 통신업체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시장 수요를 고려해 판매 시장과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 리퍼폰이 베트남 등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 및 물질의 친환경 처리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부품 재활용에 대해 “재사용이 가능한 반도체, 카메라 모듈 등을 추출하는 전문업체를 통해 시험용 시료 제작 등의 용도로 판매,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질 재활용의 경우 희귀 금속인 구리ㆍ니켈ㆍ금ㆍ은 등을 추출한 뒤 친환경 재활용 업체를 통해 처리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유럽연합이 주관하는 새로운 친환경 처리 방식 연구와 테스트 등의 공공 목적 과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처리 계획을 밝힌 건 29일(현지시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를 앞두고 갤럭시노트7 악재를 완전히 털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아직 회수하지 못한 갤럭시노트7의 충전율을 28일부터 소프트웨어 강제 갱신을 통해 0%로 제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갤럭시노트7 전체 구매자의 97%가 교환 및 환불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1만 명 이상이 갤럭시노트7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만 진행할 것”이라며 “다음달 1일부터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환불만 받을 수 있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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