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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1야당 민진당 심각한 침체

입력
2017.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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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 렌호(村田蓮舫) 대표. 아버지가 대만 출신으로 범 중국계 혈통이다. 학생 시절 음향기기 회사의 수영복 차림 광고모델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했고 민영방송 뉴스 진행자로 활동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진당 렌호(村田蓮舫) 대표. 아버지가 대만 출신으로 범 중국계 혈통이다. 학생 시절 음향기기 회사의 수영복 차림 광고모델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했고 민영방송 뉴스 진행자로 활동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의 제1야당 민진당이 창당 1주년을 맞았지만 심각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진당은 2009년 ‘자민당 55년 체제’를 무너뜨리고 집권했다가 3년 반 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1차 내각에 정권을 내줬던 구 민주당이 중도진영의 유신당과 합당해 재출범했다. 27일 재출범 한 해를 넘겼음에도 아베 정권을 견제하는 데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민진당의 실질적 관리자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ㆍ전 총리) 간사장은 26일 창당 1년을 맞은 각오에 대해 “아베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고 기회가 오고 있다”며 “이럴 때 우리가 정권을 담당할 힘을 갖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도록 힘을 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민진당이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은 참혹하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지난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달 전에 비해 10%포인트나 떨어져 56%까지 하락했지만 민진당 지지율은 겨우 1%포인트 높아져 7%에 그쳤다. 우익들이 운영하는 사학법인 특혜 스캔들에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 와중에 반사이익을 전혀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진당이 고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아키에 스캔들’과정에서도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모리토모(森友)학원 이사장이 자민당 의원 측과 접촉한 정황을 입수해 폭로한 주역은 공산당이었다. 문부과학성 퇴직간부들의 조직적인 ‘아마구다리(낙하산 재취업)’관행이 드러난 이슈나 자위대의 남수단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둘러싼 ‘전투행위’ 일일보고서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정권을 위협할 ‘한방’을 내놓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가시밭길이란 점이다. 스타정치인 렌호(蓮舫)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첫 대형선거인 7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도 관심의 뒷전으로 밀려날 처지다. 선거가 아베의 자민당과 독자세력화를 모색하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지사의 정면대결 구도로 압축됐기 때문이다. 도의원선거를 앞두고 벌써 7명의 도의원 공천 예정자가 민진당 탈당신고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도쿄지역 최다득표 참의원인 렌호가 7월 지방선거 후 바로 당대표에서 끌려 내려올 것이란 얘기도 일본 정가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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