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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총장, 6일간 고심 끝에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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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총장, 6일간 고심 끝에 ‘강수’

입력
2017.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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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에 수시로 보고 받고

檢 참모ㆍ선배 자문 구하기도

“영장 여부 내가 판단해야

운명이라 생각” 언급 전해져

김수남 검찰총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김수남 검찰총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지난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피의자 조사를 받을 때부터 가장 시선이 집중됐던 인물은 김수남 검찰총장이다. 중요 사건의 처리 방향은 대부분 총장의 승인을 받아 결정된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신병처리 역시 결국은 김 총장이 최종 판단을 내리고 그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물이어서 그가 언제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다.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라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김 총장은 6일 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수사팀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한 증거관계와 법리관계, 신병 문제 등에 대해 수시로 보고를 받은 것은 물론, 대검 참모들과 검찰 선배 등한테서도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보안을 고려해 이러한 과정은 여러 사람이 있는 공식 회의나 모임이 아니라 철저히 1대 1 대화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김 총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수사팀의 판단이었다. 그가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은 23일 출근길이었는데,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오로지 법과 원칙,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돼야 할 문제”라고 답했던 것이다. 이 발언은 공교롭게도 하루 전인 22일, “조사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서 증거법, 법과 원칙에 맞게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관계자의 말과 대동소이하다. 이 즈음부터 수사팀과 김 총장이 구속영장 청구 쪽으로 방침을 굳혔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총장은 최근 주변 지인들에게 “(영장 청구는) 내가 판단해야 한다. 운명이라 생각하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검찰청의 한 간부는 “김 총장이 맡았던 사건 처리 방향 자체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김 총장의 수사 스타일은 상당히 강성 계열”이라고 전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본격 수사를 결심하고 난 이상,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을 보고 가는 수사였다”고 했다. 애초부터 김 총장의 의중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가 자리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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