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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에 7억짜리 화장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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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에 7억짜리 화장실 논란

입력
2017.03.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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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군, 19억 들여 조성 대추공원에

대추 모양 화장실에만 7억 들여

주민들 “대추박물관 짓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화장실… 공사비 내역 확인해야”

경북 군위군 의흥면 대추공원 전경. 권성우기자 ksw1627@hankookilbo.com
경북 군위군 의흥면 대추공원 전경. 권성우기자 ksw1627@hankookilbo.com
대추공원 전경(왼편)과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화장실. 권성우기자 ksw1627@hankookilbo.com
대추공원 전경(왼편)과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화장실. 권성우기자 ksw1627@hankookilbo.com

경북 군위군이 지난해 의흥면에 대추공원을 조성하면서 화장실에만 7억 원이나 들인 사실이 알려져 지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2만4,000명에 불과한 군위군 한적한 농촌에 7억 원짜리 공원화장실은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며 공원조성계획과 공사비 부풀리기 등을 철저히 파헤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군위군 등에 따르면 군은 군위가 전국 대표적 대추 추산지라는 사실을 알린다는 명목으로 의흥면 9,142㎡ 부지에 19억1,7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9월 대추공원을 조성했다.

하지만 말만 ‘공원’이지 공터에 잔디를 심고 대추나무 몇 그루와 화장실 하나가 전부인, 그야말로 어설프기 그지없는 공원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6억9,500만 원이나 들였다는 대추 3개가 나란히 선 모양의 화장실은 바닥면적 89.19㎡에 가운데는 남녀 화장실, 왼쪽은 단순 조형물, 오른쪽에는 장애인 화장실로 지었다. 또 가운데 화장실 건물 2층에 36㎡ 가량의 별도 공간을 배치했다.

주민들은 “익은 대추 2개와 풋대추 1개가 나란히 지어지길래 근사한 대추박물관이라도 짓는 줄 알았다”며 “다 짓고 나서 보니 대추 속을 파서 화장실만 넣은 꼴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런 화장실 하나 만드는데 7억이나 들였다니 돈이 썩은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군이 구체적인 활용방안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의 사업 추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위군 관계자는 “2층 공간에 특산물판매코너를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 우리도 고민 중”이라고 활용계획이 부실했음을 인정했다.

지역 농민단체는 “의흥면이 대추산지이긴 하지만, 군위IC에서 차량으로 20분이나 걸리고 주변에 별다른 관광 인프라도 없어 볼 것도 없는 대추공원을 찾아올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결과적으로 동네 화장실 하나 만드는데 7억 원의 혈세를 투입한 셈”이라고 피력했다. 또 “대추공원 화장실과 2층 별도 공간을 합쳐도 연건축면적은 130㎡를 넘지 않는데, 이는 결국 3.3㎡당 1,700만 원 이상 들였다는 말”이라며 “건축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이 정도면 아무리 잘 지어도 3.3㎡당 600만 원 미만인데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군위군 관계자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일종의 상징조형물로 재질과 공법이 다른 만큼 건축비가 과다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권성우기자 ksw16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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