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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현경 "박정민과 대립신 위협적으로 느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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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현경 "박정민과 대립신 위협적으로 느껴졌죠"

입력
2017.03.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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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작고 아담한 체구에도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배우가 있다. 바로 류현경의 이야기다. 1996년 SBS 드라마 '곰탕'으로 아역 배우로 데뷔한 류현경은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매 작품마다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줬다. 박정민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순수한 화가 지젤로 분해 캐릭터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연기를 보여줬다.

류현경은 처음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흥미를 느껴졌다고 밝혔다. 누구나 한 번쯤 살면서 부딪힐 수 있는 갈등을 담았기 때문이다.

"미술계나 화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일을 그렸잖아요. 그 부분에 굉장히 공감한 것 같아요. 자신의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세상과 타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다 하는 법이니까요."

류현경이 분한 지젤은 세상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이 확고한 캐릭터다. 초반 지젤의 행동은 마치 '마이동풍'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젤은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다르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불안해하는 캐릭터죠. 성격이 모난 게 아니라 자기 부정을 하다 보니 그런 행동과 말을 하는 거고요. 어떻게 보면 정말 안쓰러운 캐릭터에요. 영화를 보는 내내 지젤이 안쓰러웠어요."

류현경은 이번 영화에서 평소 절친한 사이인 박정민과 호흡을 맞췄다. 박정민은 갤러리 관장 재범 역을 맡았는데, 지젤의 능력을 알아보는 인물임과 동시에 갈등을 빚게 된다. 류현경은 박정민과 첫 촬영에 대해 "이미 재범이 돼서 나타났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박)정민이가 굉장히 어마어마한 기운을 몰고 왔어요. 오히려 연기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을 정도였죠. 이미 첫 촬영부터 재범 그 자체였어요. 영화의 완성본을 보면서도 정민이가 참 연기를 잘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영화는 초반 지젤과 재범의 첫 만남부터 술자리, 예기치 못한 하룻밤의 실수 등이 그려지며 가벼운 코미디로 가는 듯하다 중 후반부부터는 극에 달한 갈등을 보여준다. 재범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지젤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류현경과 박정민이 보여주는 시너지는 상당하다.

"극 후반부쯤 정민이랑 싸우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때 정말 정민이의 에너지가 위협적으로 느껴졌어요. 제게 힘을 가하진 않았지만 에너지가 확 느껴지니까 무섭더라고요. '이 사람이 날 죽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워낙 친하니까 그런 장면을 촬영해도 대수롭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지젤은 자신이 그린 화가의 세계와는 너무 다른 현실에 괴로워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류현경 역시 지젤처럼 연기에 대한 소신과 상업적인 연예계에서 갈등을 느낀 적은 없었을까.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은 많이 안 하는 편이에요. 제가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는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내가 좋은 작품에 잘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렇게 꾸준히 제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데뷔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겸손한 류현경은 대중의 시선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함까지 갖추고 있다. 어쩌면 긴 세월 동안 류현경을 버티게 한 신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많은 분들께서 절 알지 못하시잖아요(웃음). 오히려 주변의 관계자들이 대중의 반응에 대해 엄청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저는 늘 하던 대로 매 순간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열심히 해야 대중이 관심도 갖게 되고,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줘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생기는 법이니까요."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슬럼프 위기를 느낄 때도 여러 번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고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슬럼프가 올 것 같으면 그걸 밀쳐내는 힘이 있어요. 전혀 힘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걱정하기 전에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걸 찾는 것 같아요. 갑자기 청소를 한다든지 등산을 하면서요. 한 때는 세계사에 흥미를 느껴서 그것만 집중해서 공부하기도 했어요. 걱정이 되는 것들에서 스스로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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