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비권 일삼더니 재판선 딴소리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국정농단사건 수사 당시 자백을 강요한다며 묵비권 행사를 수시로 일삼았던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정작 뇌물 관련 재판에선 특검 조사 당시 충분한 소명 기회가 없었다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최씨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뇌물 혐의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에서 조사를 제대로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대가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자신의 독일 페이퍼컴퍼니 코어스포츠를 통해 명마 구입 명목 등으로 213억원을 지급받기로 약속하고 78억원을 실제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최씨는 "독일에서 와서 처음 조사받을 때 코어스포츠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검사님이 자기 의견이랑 맞지 않는다고 충분히 이야기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삼성 뇌물 관련해 저를 공모자로 정해놓고 몰고 갔다"며 "굉장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특검에서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조사의 진실성이 적법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검은) 제 이야기를 귀 기울여서 들으려는 입장이 아니었다"며 "제가 재판에서 소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은 이미 특검에서도 여러 차례 변호인 참여 하에 조사를 받았다"며 "대부분 거부권을 행사했고, 소명 기회가 없었던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1월 25일 특검이 소환에 불응하는 최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 소환하자 최씨는 “박 대통령과의 공동책임을 자백하라고 강요한다”고 주장하면서 이후 묵비권 행사로 일관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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