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만성질환인 고혈압ㆍ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의료기관을 이곳 저곳 옮겨 다닐 때보다 한 곳에서 꾸준히 진료받은 경우 증세 악화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고혈압ㆍ당뇨병 적정성 평가를 발표했다. 심평원은 2015년 7월~2016년 6월 전국 3만1,860개 의료기관에서 고혈압 또는 당뇨병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 755만5,397명의 진료 기록을 평가했다.
심평원은 ‘단일 의료기관 이용그룹’과 ‘여러 의료기관 이용그룹’을 나눠 증세 악화 여부를 살폈다. 고혈압은 단일 기관 이용그룹의 경우 진료 환자(약 549만명) 가운데 꾸준히 약제 처방을 받은 환자 수가 83.9%(461만명)에 달했지만, 여러 기관 이용 그룹은 이 비율이 52.4%(환자 203만명 중 106만명)에 그쳤다. 그 결과 환자 1만명 당 고혈압으로 입원(증세 악화)한 환자 수는 단일기관 이용그룹은 43.3명에 그쳤지만, 여러 기관 이용 그룹은 69.5명이나 됐다. 당뇨병도 비슷했다. 단일기관 이용그룹 환자(206만명)는 꾸준한 약제 처방을 받은 환자 수가 98.5%(203만명)인 반면, 여러 기관 이용그룹은 73.8%(50만명 중 37만명)에 머물렀다. 환자 1만 명당 입원 환자 수는 단일 기관 이용그룹이 243.1명, 여러 기관 이용그룹이 459.7명이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한 기관을 꾸준히 다니면 의료기관이 환자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 진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평가는 증세가 더 나쁜 환자일수록 여러 기관을 옮겨 다닐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변수는 고려하지 않았다.
심평원은 고혈압과 당뇨병 진료를 잘 하는 ‘양호기관’을 뽑아 명단을 28일부터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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