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에 강도살인 소방관 ‘무기징역’

“유족 엄청난 고통.. 엄벌 탄원”

함께 도박한 소방관 5명 벌금형

게티이미지뱅크

동료 등과 상습 도박을 하다 빚더미에 앉은 50대 소방관이 강도질을 하려다 이웃 부부를 살해하고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부장 김동현)는 27일 강도살인ㆍ현주건조물방화ㆍ상습도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모(51)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에 대해서는 “재범의 우려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불을 질러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고 소방관으로서 성실히 살아온 점,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등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소방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8월1일 오전 2시쯤 경기 안성시 A(64)씨의 집에 침입해 A씨와 부인(5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동료 소방관 등과 도박을 하다가 2억 원이 넘는 빚을 지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에는 A씨 집의 화재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것처럼 신고하고 A씨 장례식장을 찾아가 유족에게 최초 신고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최씨와 수년간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기소된 서모(51)씨 등 동료 소방관 5명에게도 각각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씨에 대해 사형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30년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서씨 등 동료 소방관 5명에게는 각 징역 1년6월∼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