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경북지역에서도 인공지능이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대가 열린다. 구글의 알파고처럼 인공지능인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가 투입된다.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최근 IBM과 의료용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하기로 계약하고, 내달 중순부터 암 진료에 이용키로 했다. IBM의 왓슨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데 최적화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로, 초대 회장인 토마스 왓슨의 이름을 붙였다. 2011년 1월 미국의 유명 퀴즈쇼에서 우승하며 유명해졌고, 2012년부터 미국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와의 협업으로 왓슨 포 온콜로지가 개발됐다. 국내에선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에 이어 최근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등이 도입했다.
왓슨은 매일 쏟아지는 300개 이상의 의학저널, 200개 이상의 의학교과서,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정보, 치료 가이드라인을 분석해 각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안하여 의사의 진료를 돕는다.
의사가 왓슨 포 온콜로지 프로그램에 접속하여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왓슨이 학습한 방대한 양의 의료서적과 논문, 진료기록 등을 분석ㆍ추론해 암환자별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제안하고, 이를 다양한 분야의 암 전문의가 모인 다학제팀에서 검토하는 시스템으로 암 환자의 중요한 결정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된다.
동산병원 박건욱(혈액종양내과 교수) 암연구소장은 “왓슨은 명확한 근거에 의해서만 판단을 내리며 특히 매일 쏟아지는 방대한 양의 최신 의학자료를 실시간 업데이트하므로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지역 암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법을 찾아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을 전전하는 번거로운 관행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폐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자궁경부암 6대 암 치료에 왓슨 포 온콜로지를 활용하고, 치료범위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경북대병원도 지난 1월 인공지능을 장수연구에 적용하는 미국의 인실리코 메디슨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동연구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진료모델 표준화와 정규화 등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나섰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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