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이 치부가 된다네.”
미국 공항에서 입국 거부당한 뒤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한 국내 힙합그룹 MBA가 노래 ‘레이시즘’으로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MBA는 지난 25일 유튜브에 ‘레이시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MBA는 “굳이 채운 수갑 난 절대 안 잊혀”, “실컷 비웃었던 팀 이름”이라며 날을 세웠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비자 문제로 입국 거부 당하고 하루 동안 구금되면서 공항 직원들로부터 겪은 인종차별적 언행에 대한 비판이다. MBA 소속사인 스톤쉽의 석찬우 대표에 따르면 공항 직원은 자신의 귀를 양쪽으로 잡아 당겨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원숭이 흉내를 내고 MBA를 ‘칭크’(chink ㆍ중국인을 모멸하는 단어)’라며 조롱했다. MBA는 “그래 난 칭크지만, 범죄자는 아냐”라고 곡에서 항변한다. 칭크라고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란 반문이다.
MBA는 “노란 색안경 안에 미래가 비칠 리 없지”라고 인종차별의 위험성을 사회적으로 환기한다.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민주주의의 다양성 가치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풍자다. 래퍼 던 말릭도 29일 인종차별 비판 곡을 공개한다.
MBA와 던 말릭은 이달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음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 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환승을 하면서 출입국 심사를 받다 입국을 거부 당했다. 구금 과정에서 공항 직원들로부터 ‘랩을 해 보라’는 말을 듣는 등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이들은 미국 입국 거부 과정에서 벌어진 명예훼손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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