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독일 총선의 풍향계로 평가되는 서부 자를란트주의회 선거서 집권 기독민주당(CDUㆍ기민당)이 낙승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숨을 돌린 반면 마르틴 슐츠 대표를 앞세워 기민당을 맹추격하던 사회민주당(SPD)의 행보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독일 선거관리당국이 발표한 26일(현지시간) 자를란트주의회 선거 개표 결과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주총리가 속한 기민당이 40.7%를 얻어 기존보다 5석 늘어난 24석을 확보했다. 제2당인 사민당은 29.6%를 얻어 기존 17석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주총리는 기존대로 기민당-사민당 좌우연정으로 집권을 이어갈 전망이다. 좌파당이 12.9%로 7석을 얻어 제3당이 됐고 유럽 극우열풍의 한 축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6.2%를 득표해 11번째로 주의회에 입성했다. 반면 녹색당은 의석 배분 최소 득표율인 5%를 넘지 못해 주의회에서 밀려났다.
올해 55세인 크람프카렌바우어 주총리는 2009년부터 자를란트주총리를 지냈으며 행보가 메르켈 현 총리와 유사해 ‘작은 메르켈’로 불린다. 선거에 앞서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의 대표 선출로 사민당이 기세를 올리자 일각에서는 ‘슐츠 효과’를 누리고 있는 사민당이 자를란트주에서 기민당과 박빙 승부를 벌이거나 제1당으로 치고 나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기민당은 주총리로서 압도적 지지를 누리고 있는 크람프카렌바우어의 인기 덕택에 자를란트를 수성하게 됐다.
슐츠 대표는 “1월까지만 해도 자를란트에서 사민당 지지율이 24%에 불과했던 것에 대비하면 큰 성과”라며 “90분 축구 경기를 이제 시작하면서 한 골 먹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기민당은 16개 지방의회에서는 바이에른주를 장악한 동맹 기독사회당(CSU)까지 포함해 5개 주에서만 집권하고 있다.
자를란트주의회 선거를 마친 독일은 5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에서 주의회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이 두 주는 모두 사민당 주총리가 장악하고 있어 ‘슐츠 효과’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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