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원 등 정관계 화환 줄이어
“지금도 입열면 곤란할 사람 많아”
단군 이래 최대 법조브로커로 평가 받았던 윤상림(64)씨의 아들 결혼식에 정ㆍ관계 인사를 포함해 하객들이 대거 몰려 눈길을 끈다. 출소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그의 위세가 여전히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6일 윤씨 지인과 사정당국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씨의 둘째 아들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고급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호텔 3층에 마련된 예식장과 식사장소가 하객들로 꽉 차서 4층에 추가로 식사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식장에는 중진 국회의원과 전직 검찰간부, 전직 경찰청장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력 인사들의 화환이 가득했다. 윤씨는 유력 인사들에게 결혼 소식을 대부분 직접 알렸으며,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인사들은 화환을 보내거나 축의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식 주례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맡았고, 가수 송대관씨가 축가를 불렀다. 두 사람 모두 윤씨와 친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주례사를 통해 “윤상림 선생은 성공한 사업가로 평생을 신의와 의리를 지키며 살아왔다”고 추켜 세웠다.
윤씨는 정치인과 법조인, 경찰 간부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비리 혐의자들에게서 사건해결 무마용 등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2005년 말 구속 기소돼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윤씨는 국회의원과 경찰청장, 군 부대장, 검사장, 판사 사무실을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호형호제하며 지냈다. 검찰 수사 당시 유력 정치인과 전ㆍ현직 법조인, 경찰 간부들이 윤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다수 포착됐지만 윤씨가 끝까지 입을 다물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검찰 주변에선 윤씨의 침묵으로 화를 면한 사람들이 많아 그가 출소하면 제대로 한몫 챙길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결혼식에 참석한 윤씨의 지인은 “윤씨에게 신세 진 사람이 한둘이겠나. 그가 입을 열면 지금도 곤란을 겪을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결혼 소식을 알게 된 이상 어떻게든 성의 표시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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