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시신 인도할 지 주목
北 대사관 은신 용의자 3명도 조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인 중국보는 26일 김정남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찰관 4명이 이날 북한 국적 용의자 3명에 대한 진술을 듣기 위해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 들어가 조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대사관에 은신 중인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리지우 등 용의자 3명을 2시간 30분 가량 조사한 뒤 돌아갔다.
그 동안 말레이시아의 용의자 조사 요구를 거절해 온 북한이 조사를 전격 수용한 것은 양국간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공식 회담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일본 TV아사히 계열 ANN은 25일 오전 최희철 북한 외무성 부상과 리동일 대변인 등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김정남 사건을 계기로 급속도로 냉각됐던 북한과 말레이시아 관계가 다시 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도 기자들을 만나 “27일 말레이시아 외무부가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성명의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말레이시아가 북한에 억류된 9명의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김정남 시신을 북한에 넘기는데 합의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는 26일 오후 1시 58분쯤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시신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국립법의학연구소에서 쿠알라룸푸르 외곽 체라스 지역으로 반출했다고 보도했다. NST는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김정남의 시신이 종교의식을 치르기 위해 옮겨졌다”며 “시신이 화장 또는 매장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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