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감 위해” “개성상실 논란”
해군 전투모를 해병대와 같이 ‘팔각모’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해군이 26일 밝혔다. 해군과 해병대 간 정체성 통일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해병대만의 개성이 상실된다는 반발 여론이 적지 않다.
해군은 이날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 현행 원형 전투모를 팔각형 형태 전투모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군인복제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를 이번 주 중으로 실시하고, 예비역 단체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팔각모는 빨간색 명찰 및 ‘세무 워커’로 불리는 전투화와 함께 해병대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때문에 전통과 개성을 중시하는 해병대 예비역을 중심으로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 해군과 해병대가 군 편제 상 함께 있을 뿐 작전 상 임무의 성격이 판이하다는 점에서 해군과 해병대 간 실질적인 정체성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군의 정체성이 복장에서 규정되는 측면이 큰 만큼 오래 전부터 내부적으로 논의돼 왔다”며 “폭넓은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해군 팔각모의 경우 별도의 디자인을 거칠 예정이어서 해병대의 팔각모와 구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의 경우 해군과 해병대가 함께 팔각모를 착용하며, 특수전 전단(UDT)이나 해난구조대(SSU) 등 해군 내 특수부대들은 이미 팔각모를 착용하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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