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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전 “이효리 집 앞까지 찾아간 뚝심, 스타 작곡가로 성공한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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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전 “이효리 집 앞까지 찾아간 뚝심, 스타 작곡가로 성공한 원동력”

입력
2017.03.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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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시즌2의 대표곡

‘나야 나’ 작곡해 다시 주목

“음악관요? 기본만은 꼭 지키죠”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인 라이언 전은 “최근 양성 중인 걸그룹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고 싶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신상순 선임기자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인 라이언 전은 “최근 양성 중인 걸그룹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고 싶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신상순 선임기자

“이효리씨 매니저에게 10여 차례 전화했는데도 제 곡을 들려주지 못했어요. 결국 집 앞까지 찾아갔죠.”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뉴요커의 서울 생활은 힘겨웠다. 기획사 문을 두드리면 사기꾼 취급을 받으며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고난은 뚝심을 키웠다. 2009년 무명이었던 작곡가 라이언 전(본명 전세원·39)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효리씨 집 앞에 가 ‘한 번만 들어주면 다시는 귀찮게 안 하겠다’ 했더니 나와 주더군요. 이효리씨가 차 안에서 내 곡을 듣더니 ‘다른 곡도 들어보고 싶다’며 집 안으로 초대했어요.” 이젠 어엿한 스타 작곡가가 된 라이언 전이 이효리의 4집 ‘치티치티뱅뱅’으로 타이틀곡 데뷔를 하게 된 사연이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이팀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라이언 전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Mnet ‘프로듀스 101’의 미션곡인 ‘얌얌’, ‘핑거 팁스’와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왓 어 맨’을 작곡하며 다시 한번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대표곡 ‘나야 나’를 발표했고, 27일 2년 만에 컴백하는 걸그룹 걸스데이의 앨범 작업도 맡았다.

라이언 전은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1996년 18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 음반사에서 동양인인 내 음악을 들어주는 곳이 없어”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당시 그가 지닌 돈은 20만원. 지하철역에서 노숙하고 마트 시식코너에서 끼니를 때우며 기획사를 찾아 다녔다. SM엔터테인먼트(SM)에서 유일하게 연락이 왔다. 이후 그는 그룹 샤이니의 ‘루시퍼’, 태연의 ‘아이’, 그룹 레드벨벳의 ‘덤덤’ 등 SM 소속 가수들에게 수많은 히트곡을 안겼다.

그의 음악관은 단순하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요는 소설 같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명확해야 한다”며 “후크송을 지양하고 실험적인 구성으로 트렌드를 창조하려 노력하지만, 이 기본만은 꼭 지킨다”고 강조했다.

작곡과 편곡을 할 때 60명 정도로 구성된 팀으로 움직인다. ‘왓 어 맨’의 경우 작곡, 편곡에 각각 8명의 이름이 올랐다. “누구는 비트를 잘 만들고, 누구는 멜로디를 잘 만들거든요. 매 곡마다 각자 잘하는 분야를 하나씩 해오고 이리저리 조합해보는 거죠. 저작권료요? 돈에 연연하면 작품을 못 만듭니다.”

참신한 음악을 만들기가 점점 힘이 드는 게 현실이다. 그는 “이미 나올 만한 형식, 콘셉트는 다 나왔다”며 “원래 8박자인 곡을 4박, 6박으로 쪼개는 변형을 가해 참신한 구성을 발굴하려고 노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보는 음악’도 한계가 있다”고도 진단했다.

“후크송은 10년간 살아남았지만 아이디어 고갈 상태에 이르렀어요. 미국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케이티 페리 노래를 들어보면 누구나 다 즐기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이에요. 앞으로 우리나라도 관객과 가수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이 사랑 받지 않을까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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