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자 5명 중 1명은 주당 54시간 이상 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5일 기준으로 할 때 하루 11시간 가까운 ‘장시간 근로’인데, 이런 식으로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취업자가 530만명에 달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 2,623만5,000명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3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의 43.6시간, 2014년의 43.8시간에 비해서는 소폭 줄어든 것이다.
비록 근로시간은 차츰 줄어드는 추세지만, 한국 취업자들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이 일하고 있다. 이 같은 주당 근로시간을 1년(52주)으로 환산하면 연간 2,200시간을 뛰어 넘는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2015년 기준 취업자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평균(1,766시간)보다 347시간 많았다
취업시간 별로 살펴보면 근로시간이 주당 36시간 미만인 근로자가 전체의 17.1%인 447만8,000명이었고, 전체의 81.4%인 2,134만6,000명이 주당 36시간 이상을 일했다. 근로기준법상 법정 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을 훌쩍 넘기는 취업자도 여전히 많았다. 취업시간이 주당 45~53시간인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25.3%에 달하는 663만4,000명이었고, 주당 54시간 이상 일하는 이들도 530만7,000명(20.2%)에 달했다. 1,194만명이 하루 평균 9시간(주 5일 근무 기준) 이상씩 근무하는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출퇴근 시간이 없는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ㆍ숙박음식점업이 주당 46.8시간으로 근로시간이 가장 길었다. 생산직이 많은 광공업과 제조업이 각각 45시간으로 근로시간이 긴 편으로 나타났다. 전기ㆍ운수ㆍ통신ㆍ금융업이 주당 44.7시간,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이 주당 42.9시간, 건설업이 주당 42.4시간으로 뒤를 이었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근로시간이 일정치 않은 농림어업은 주당 36.3시간으로 짧게 나타났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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