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에 가까운 지도력 덕분에 중국이 완전히 변했다.”
중국이 ‘리피 앓이’에 빠졌다. 중국 언론들이 공한증(恐韓症)을 부순 중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에 찬사세례를 보내며 리피 감독의 리더십과 용병술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중국 축구 대표팀 마르첼로 리피(69) 감독은 23일 중국 창샤의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1-0 완승을 거뒀다. 월드컵 최종 예선 2무 3패(승점 2점)의 부진에 허덕이던 중국은 최종예선 첫 승을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중국 취재진은 경기 후 리피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자 일제히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를 쳤다. 흥분한 기자들 앞에 리피 감독은 오히려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선수들은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언론들도 극찬을 쏟아냈다. 중국 관영 신화망은 “리피 감독의 지도 아래 중국이 공한증을 완전히 부숴버렸다”며 “좀처럼 보기 힘든 수준의 경기를 선보였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예상치 못했던 위다바오와 왕융포를 선발로 출전시켰는데 이들이 결승골을 만들었다”고 용병술을 칭찬하며 “리피 감독의 전술과 지휘력이 세계 최고임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화서도시보는 리피 감독에게 “신기에 가까운 지도력”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 매체는 “리피 감독이 중국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말뿐 아니라 전술상으로도 공격적인 4-3-3포메이션을 쓰는 등 중국이 강팀이라 선수들이 느낄 수 있게 해줬다”고 평했다. 환구망도 이번 경기를 ‘중한대전’이라 칭하며 경기 분석과 리피 감독 인터뷰, 양국 응원전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중국은 오는 28일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원정팀의 무덤’ 이란과의 경기에서도 승리할 경우 리피 감독이 2002년 한ㆍ일 월드컵에서의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중국의 ‘국민 영웅’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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