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난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BBC방송 등에 따르면 4명의 사망자 중 1명인 미국 국적의 컬트 코크란(54)은 아내 멜리사(46)와 함께 결혼 25주년을 맞아 유럽 여행을 했다 참변을 당했다. 코크란 부부는 독일, 네덜란드 등을 여행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 마지막 여행지인 영국에서 사고를 당했다. 그는 차량 테러로 웨스트민스터 다리 밑으로 떨어져 사망했고, 멜리사는 다리와 갈비뼈 골절, 머리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유족들은 컬트 코그란에 대해 “관대하고 도전을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또 다른 사망자인 영국인 아이샤 프라드(43)는 사립 고등학교인 DLD컬리지의 직원으로 일을 마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DLD컬리지는 사고가 난 웨스트민스턴 다리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DLD컬리지 총장인 레이철 볼랜드는 “업무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주변인들로부터 사랑 받던 인물”이라며 “우리 모두 사고 소식에 매우 큰 충격을 받았고 슬픔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테러범를 제지하려다 흉기에 찔려 사망한 키스 파머(43) 경관은 무기가 지급되지 않는 업무 담당자로, 사고 당시 비무장 상태에서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파머 경관은 의회와 영국 외무부에서 15년 간 경호 업무를 수행해왔다. 경찰이 되기 전에는 육군 포병으로 복무했다. 영국 육군 소령 출신인 보수당의 제임스 클래벌리 하원의원은 “25년 전 왕립포병 100여단 사령부에서 처음 만난 파머 경관을 잊지 못한다. 그는 강인하고 책임감 있는 공직자였다”고 회고했다. 한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받던 75세 남성도 이날 끝내 숨을 거두면서 이번 테러 사건 사망자는 총 4명(테러범 제외)으로 늘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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