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출금을 갚기 위해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요행위 등) 및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22)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법원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6월 여자친구인 B(17)양에게 “성매매 할 사람을 찾아줄 테니 그 돈으로 자동차 대출금을 내게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같은 달 14일 오후 11시 20분쯤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과 연락한 A씨는 이튿날 자정쯤 원주시의 한 모텔 객실로 자신의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 성매매 대가로 12만원을 받아오게 했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양으로부터 모텔 객실 번호를 알려주는 문자메시지를 받아 객실로 들어가 상대 남성을 협박한 것. 그는 "B양의 남자친구인데, 경찰에 신고하면 벌금이 수천만원이고 변호사 비용도 들 것인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 그럴 바에는 나에게 돈을 달라"며 겁을 줬다.
그러나 이 남성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성매매 강요와 공갈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성매매를 해 그 대가를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B양의 진술이 상세하고 신빙성도 있다”며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성매매를 권유하고 그 대가를 받은 점, 성 매수 남성을 협박해 돈을 받아내려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범행을 부인하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공탁한 점이 인정된다. 그러나 청소년 성매매의 규제 필요성과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한 범행의 죄질에 비춰 원심의 형을 감경할 사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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