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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배검사가 후배 여검사에 “너랑 데이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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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배검사가 후배 여검사에 “너랑 데이트하고 싶다”

입력
2017.03.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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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검사도 연수생에

“드라이브 하자” 노골적 농담

3명 모두 감찰 도중에 퇴직

변호사 제한 등 불이익 없어

검찰 제 식구 봐주기 논란

‘먹튀 사표 방지’ 법 위반 소지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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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검사 3명이 최근 잇달아 옷을 벗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제대로 감찰해서 징계하지 않고 사표를 받거나 퇴직시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재경지검에서 검찰 실무 교육을 받던 검사 A(여)씨는 지도검사 박모(44)씨로부터 “너랑 데이트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유부남인 박씨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A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지만 초임 검사로서 이를 섣불리 문제 삼기 어려워 고민하다 같은 부 소속의 다른 박모(41) 검사에게 상담하기로 결심했다. 믿었던 박 검사를 찾아가 설명하자 돌아온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박 검사가 “나라도 너랑 데이트하고 싶겠다"고 한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두 검사 모두 평소 품행에 문제가 있다는 평판이 돌았던 사람들이다.

A씨와 같은 시기 수도권 검찰청에서 교육을 받던 검사 B(여)씨도 성희롱을 당했다. B씨의 지도를 맡은 윤모(47) 검사는 B씨에게 수 차례 여성을 음식에 빗대 노골적인 성적 농담을 했다. 퇴근하는 B씨에게 “집에 데려다 줄 테니 드라이브나 하자”는 등의 제안도 하곤 했다.

A씨와 B씨는 결국 올해 초 복귀해 이를 문제 삼았다. 검찰은 두 사건의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3명 모두 감찰을 받지 않고 검찰을 떠났다. 윤 검사는 지난 10일 사표가 처리돼 퇴직했고, A씨의 가해자인 두 검사도 17일 검사직을 관뒀다.

이들이 징계를 받지 않고 검사복을 벗은 데 대해 검찰의 봐주기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추문을 일으킨 검사가 감찰을 받던 도중 퇴직하면 변호사 개업 제한이나 퇴직수당 삭감, 징계 부과금 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런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송년 회식에서 여성 기자의 허리를 감싸 안은 차장검사나 공공장소에서 문란한 행위를 한 검사장, 술에 취해 후배 여검사를 음식에 빗대 성희롱 발언을 했던 부장검사 등이 징계를 받기 전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검사들은 퇴직 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거나 대형 로펌에 자리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을 떠난 것 외에 사실상 불이익을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지난 14일 시행된 개정 검사징계법에는 징계를 피하기 위한 사표 제출, 이른바 ‘먹튀 사표’ 방지 규정이 새로 도입됐다. 개정 법률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사가 퇴직을 희망할 경우 직무상 의무 위반이나 태만, 검사로서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는지 파악해 징계 사유가 있는지 대검에 확인해야 한다. 개정법 시행 전에 떠난 윤 검사는 법률상 미비로 나갔다고 할 수 있지만, 두 명의 박 검사는 법 위반 소지도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감찰하지 않았다”며 “성희롱의 경우 해임이나 면직 등 중징계에 해당하지 않지만 해당 검사들이 스스로 나가겠다고 해 일단락됐다”고 해명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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