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22일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쏜 탄도미사일을 미국은 발사 5시간 전부터 지켜본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공조에 따라 우리 군도 감시태세를 강화했지만 미사일이 발사 직후 폭발하면서 레이더로 잡아내지 못했다.
23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3시쯤 미 ‘국방부 특수미사일 및 우주항공본부(DEPSMAC)’가 군사위성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징후를 포착했다. 이에 한반도 인근 감시정찰 자산의 초점을 원산으로 맞췄고, 우리 측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우리 군은 백두ㆍ금강 정찰기로 북한지역의 신호와 영상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만, 원산 일대의 미사일 발사동향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미 양국은 가상의 시나리오에 따른 지휘소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DEPSMAC의 경고에 따라 실전모드로 대비태세를 바꿨고, 북한이 오전7시49분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까지 5시간 가량 동향을 주시했다.
그러나 발사 후 수초 만에 미사일이 공중 폭발하면서 우리 군의 그린파인 지상레이더와 해상의 이지스함은 발사 궤적을 잡아내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지구가 곡면이라 발사 후 2분 정도 지나 일정 고도에 올라와야 우리 레이더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파교란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측이 발사 당시 동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항공모함 칼빈슨호에서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출동시켜 북한 미사일의 통제센터와 센서를 무력화하는 ‘Left-of-Launch(발사 전 교란)’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공중폭발 원인은 아직 분석 중”이라며 언급을 삼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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