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만에 벨기에 북부 도시 앤트워프에서 자동차를 몰고 사람들이 많은 쇼핑 거리로 질주하려던 한 남성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23일(현지시간) 벨기에 경찰 고위 관계자는 “오전 11시쯤 차량 한 대가 앤트워프의 메이르 쇼핑거리를 걷고 있는 행인들을 향해 질주했다”며 “놀란 행인들이 차량을 피하려 길가로 긴급히 피했지만 다행히 피해자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제의 차량을 저지하려 했으나 운전자는 계속 질주했고 결국 항구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에 사용된 빨간색 시트로앵 차량은 프랑스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체포된 운전자에 대해 프랑스 국적을 가진 ‘모하메드 R’이란 이름의 39세 남성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용의자의 차량에서는 소총과 ‘날이 있는’(bladed) 흉기, 정체불명의 액체가 담긴 통 등이 발견됐다. 추가 범행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마찬가지로 용의자가 차량으로 돌진 후 흉기를 휘두른 런던 테러와 유사성이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초기 조사 결과와 어제 런던에서 벌어진 사태 등을 고려해 사건을 연방검찰에 이송하기로 결정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날은 특히 벨기에뿐 아니라 유럽 전체를 충격에 몰아넣은 브뤼셀 테러 1주년 다음날이기도 했다. 벨기에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앤트워프 항에 대한 치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테러 경계를 강화했다”며 “치안당국이 일을 잘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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