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레이스 뒤에 감춘 괴력'.
JTBC 금토극 '힘쎈 여자 도봉순'의 흥행 일등공신은 타이틀 롤을 맡은 박보영이라 결론 지어도 무방하다. 특유의 귀여움, 사랑스러움을 배경으로 캐릭터에 녹아 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태생적 괴력과 이를 숨겨야 하는 상황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8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박보영은 작은 키와 여리여리한 몸매에 숨은 괴력을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외형에도 공을 들였다. 매회 착용하는 의상에조차 도봉순의 어마 무시한 힘을 숨기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박보영은 니트 상의와 청바지, 코트를 중심으로 원색, 체크 패턴, 러플, 레이스 등의 디테일을 살린 스타일링을 매회 선보이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체크나 꽃무늬는 자칫 촌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어 기피하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박보영은 드라마 속 도봉순이 괴력을 사용해 못된 사람들을 응징하듯 이 같은 촌스런 아이템도 적극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박보영의 스타일을 담당하는 김현경 실장은 "촬영에 앞서 박보영과 콘셉트를 상의하며 도봉순이 참 별나다고 생각했다. 캐릭터처럼 심심하지 않은 스타일링을 해보자고 중지를 모았다"고 말했다.
도봉순 패션에는 극중 거주지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배경도 한몫 했다. 첨단 유행이 넘실대는 강남도 아니고, 부촌도 아닌 곳에 사는 아가씨여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의상들이 자주 활용됐다. 누구나 입는 맨투맨 티셔츠에 레이스, 러플 블라우스를 레이어드하거나 엄마 옷을 물려 입은 듯 치수가 넉넉한 옷들을 입고 나왔다. 자연스레 중저가 브랜드의 옷들로 착장이 맞춰졌다.
김 실장은 "도봉순의 패션에는 신구 아이템이 섞여 있다. 엄마, 할머니 옷 같은 느낌의 빈티지 옷을 일부러 입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어깨 뽕, 패드가 두툼한 파워숄더 재킷에 극중 엄마가 컬러풀한 옷들을 입는데 착안, 봉순이도 원색 계열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힘을 감추고 싶은 속내를 보여주기 위해 터프하게 입지 않고 여성여성한 포인트를 강조했다. 진주 단추나 러플 장식, 끝단의 레이스 등은 괴력을 숨기고 싶은 속내인 셈이다.
다행히도 박보영의 신체 비율이 좋아 촌스러운 옷들이 촌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통바지나 굽 없는 운동화는 신장이 작은 이들에게는 터부시되는 아이템이지만 김 실장과 박보영은 일부러 더 자주 활용했다. 김 실장은 "박보영이 키에 비해 다리 길이가 길어 대부분의 옷들이 잘 어울린다"고 평했다.
극 초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패션도 강하게 힘을 줬다면, 후반에는 도봉순의 감정을 강조한 의상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레이어드가 덜해지고 옷의 컬러도 원색보다 무채색 계열로 바뀌어 입을 계획이다. 김 실장은 "극중 안민혁과 조화를 이룬 패션들이 보일 것이다. 이전보다 화려함이 줄어들고 스커트 착장도 많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키치한 B급 정서의 도봉순 패션은 의외로 설득력을 얻어 주목 받고 있다. 박보영에 대한 스타일 협찬이 드라마 방송 전보다 부쩍 상승했다. 김 실장은 "협찬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정말 많이 온다"고 했다.
사진=JS픽쳐스·드라마하우스 제공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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