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ㆍ세종대 공동연구 결과
뇌 시각정보 학습과정 모방
여러 사람이 쓴 숫자 80% 맞혀
뇌와 비슷하게 작동하며 사람이 손으로 쓴 글씨를 구분할 수 있는 ‘인공두뇌’ 기술이 등장했다. 향후 상용화하면 무인자동차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로봇 등 지능형 시스템의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대와 세종대 공동 연구진은 뇌 신경세포를 모방한 전자소자를 만들어 손글씨를 80% 정확도로 구분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이 만든 전자소자는 뇌로 치면 ‘시냅스’에 해당한다. 시냅스는 수많은 전기신호가 오가는 신경세포 사이 미세한 공간으로, 인간의 학습 능력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시냅스와 유사한 전기신호를 전자소자 회로에 구현한 다음, 이미지 정보를 시각적으로 학습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고안해 융합했다. 뇌의 시각정보 학습 과정을 모방한 ‘인공두뇌’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에 250명이 각자의 글씨체로 쓴 0에서 9까지의 숫자 이미지 6만개를 입력하고 어떤 숫자인지 인식하도록 반복 학습시켰다. 그 뒤 학습에 쓰이지 않은 손글씨 숫자를 보여줬더니 인공두뇌는 10개 중 8개를 맞혔다. 사람은 글씨체가 다르더라도 같은 숫자인 걸 쉽게 알아차리지만, 보통 컴퓨터는 서로 다른 그림으로 인식한다. 인공두뇌는 컴퓨터의 이런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최성진 국민대 교수는 “기존 컴퓨터가 정보를 0과 1의 디지털 방식으로만 인식하는데 비해 신경세포 모방 전자소자는 0과 1 말고도 무수히 많은 값을 이용해 정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보다 우수한 첨단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전자소자 소재로 사용한 덕분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지난달 실렸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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