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 시킨 후 휴업수당 안주고
꺾기로 발생한 초과근무 모르쇠
지난해 12월 경기의 롯데시네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장모(26)씨는 한 달 만에 일을 그만뒀다. 근무 시간이 30분 단위로 측정돼 1분이라도 지각하면 29분치 임금은 받지 못했고, 잔업으로 초과근무를 해도 30분을 넘지 않으면 보상을 받지 못했다. 장씨는 “이런 임금꺾기는 물론 계약상 매일 7시간 근무를 해야 했지만 사람이 적은 날 일찍 집에 가라면서도 이에 대한 휴업수당은 따로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내 영화 상영관 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3대 영화관 10곳 중 9곳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초과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CGVㆍ롯데시네마ㆍ메가박스 등 국내 3대 영화상영사의 전국 48개 영화관을 선정해 조사한 결과, 91.7%인 44개소가 연장근로수당ㆍ주휴수당ㆍ휴업수당ㆍ연차수당 등 총 3억6,400만원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4개소는 모두 임금꺾기 수법 등을 통해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할 때 지급해야 하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7,361명, 액수는 총 2억8,800만원에 달한다. 지각이나 조퇴 시 해당 시간이 차감돼 주휴수당(주 15시간 근무 이상 시 지급) 하루치를 다 받지 못한 이들은 1,585명(15개소ㆍ1,700만원)이었으며, 영화관 사정으로 조기 퇴근했을 때 휴업수당을 받지 못한 이들도 700명(7개소ㆍ3,2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미지급 외에도 서면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곳도 43%인 19개소였다. 휴게시간을 위반한 곳은 16곳이었다.
고용부는 총 213건의 위반사항 중 201건에 대해 시정지시를, 8건에 대해 최고 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3년 내 동일한 위반사항으로 적발된 4건에 대해서는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
3대 영화상영사는 인사ㆍ노무관리상 문제점을 보완하고 미지급된 임금을 청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고용구조를 개선하라는 고용부의 지침에 따라 CGV는 올해 청년 아르바이트생 100명을 무기계약직 형태의 풀타임 관리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며, 롯데시네마는 올해 총 300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메가박스는 직영점에 근무하던 하청근로자 1,500명 전원을 7월부터 직접 고용할 방침이다.
정형우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앞으로는 영화관, 외식업 외 청년들이 다수 고용된 업종 중 잘못된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곳을 발굴해 고용구조 및 근로조건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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