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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호무역에 맞대응.. 중견섬유기업, 美업체 인수

입력
2017.03.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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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방, 뷸러퀄리티얀스 인수

노현호(오른쪽) 삼일방 대표이사 부사장이 20일 미국 아틀란타에서 미국 중견 방적기업인 뷸러퀄리티얀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매도자측인 모회사 허만 뷸러의 마틴 캐기 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노현호(오른쪽) 삼일방 대표이사 부사장이 20일 미국 아틀란타에서 미국 중견 방적기업인 뷸러퀄리티얀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매도자측인 모회사 허만 뷸러의 마틴 캐기 CEO와 악수를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국내 한 중견 섬유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미국 본토의 섬유기업을 직접 인수했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탈퇴 이후 해외생산거점으로 베트남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섬유기업들이 방향을 바꿔 미국 내 생산기지 건설에 본격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2일 KOTRA에 따르면 국내 중견 방적업체인 삼일방(연매출 930억원)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란타에서 미 방적기업인 뷸러퀄리티얀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인수계약(SPA)을 체결했다. 205년 역사의 스위스 허만 뷸러의 미국 자회사인 뷸러퀄리티얀스는 연매출 규모가 302억원이다.

삼일방이 이번에 미국 기업을 인수한 가장 큰 배경은 미국의 관세 제약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예외조항으로 미국은 자국 내에서 생산된 실을 사용한 의류만 32%의 관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때문에 삼일방은 그간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해외생산거점으로 베트남과 미국 두 곳을 놓고 고민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TPP 탈퇴로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무관세 혜택 가능성이 사라짐에 따라 결국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KOTRA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베트남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국내 섬유기업들은 TPP 무산으로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삼일방과 같이 직접 미국 기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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