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탐방로 백록담 등반 가능
일부 전문가 훼손 가속화 지적
1994년도부터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한라산 남벽 정상탐방로가 올해 복원공사를 거쳐 내년 3월 재개방된다. 남벽 탐방로가 개방되면 모든 탐방로를 통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오를 수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성판악 탐방객 쏠림현상으로 인한 주차난, 탐방이용 편의시설 부족, 안전사고, 급속한 자연환경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남벽 정상탐방로를 내년 3월에 재개방한다고 22일 밝혔다. 1986년 개설된 남벽탐방로는 탐방객 증가로 일부 구간이 붕괴돼 1994년부터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내년 3월에 남벽 탐방로가 개방되면 기존 정상을 등반할 수 있는 성판악ㆍ관음사 탐방로 외에도 어리목ㆍ영실ㆍ돈내코탐방로 등 모든 탐방로를 통해 백록담에 오를 수 있어 한라산을 짓밟는 하중도 분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1일 관음사 탐방로 중 정상 등반 구간인 삼각봉∼정상 구간이 재개방되기 이전까지는 정상을 등반할 수 있는 탐방로는 성판악 탐방로 1곳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성판악 탐방로에 등반객들이 몰리면서 주차난과 함께 환경훼손 등 각종 문제점들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한라산 정상 탐방로 다변화를 위해 청정자문단, 지질ㆍ토목ㆍ환경ㆍ식생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존 탐방로 보수(남벽 탐방로 0.85㎞) 및 신설 탐방로(남벽~성판악 구간 1.3㎞) 개설 방안을 마련, 낙석위험 등 현지조사와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이러한 현지조사 및 안전진단 결과를 통해 기존 탐방로를 최대한 활용하고, 정상 진입구간 낙석위험이 없는 곳에 하층식생을 보호할 수 있는 목재탐방로를 시설해 옛 남벽 탐방로를 우회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이 같은 방안에 따라 남벽 탐방로 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한라산전문가들은 남벽 탐방로 재개방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현무암과 조면암이 만나는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남벽 탐방로 복원이 쉽지 않고, 탐방객들이 몰릴 경우 훼손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백록담의 지형지질과 훼손상태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탐방로 개설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오랜 숙고 끝에 남벽 탐방로 재개방을 결정했다”며 “내년 남벽 탐방로가 재개방되면 정상탐방로가 다변화돼 탐방로별 휴식년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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