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로 전기자동차용 2단변속기를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변속기 전문업체인 엠비아이(대표 유 혁)는 차동장치 내부에 2단 변속모듈을 내장한 전기자동차용 2단변속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엠비아이는 이날 제주에서 개막한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이 변속기 시제품을 공개했다.
전기자동차용 2단변속기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업계가 해결해야 할 최대 난제로 꼽힌다. 전기차 선두 주자인 미국 테슬라도 수년 간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를 퍼부었지만 개발에 실패한 최첨단 구동시스템이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에는 변속기없는 1단 감속모터 제품이 쓰인다. 변속기가 없다 보니 차량의 오르막 주행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배터리 소모량도 엄청나 생산원가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엠비아이는 차동장치에 엔진역할을 하는 2단 변속모듈을 내장해 이런 단점들을 모두 개선했다. 전문 기관의 시험결과 엠비아이의 전기자동차용 2단변속기는 동력효율을 30~40%가량 높여 에너지 효율이 좋아지고, 구동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부품 원가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변속기를 탑재하면 별도의 엔진룸이나 동력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자동차 디자인을 파격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다 차량 무게는 줄이면서 적재 공간은 크게 늘릴 수도 있다.
엠비아이는 차기 모델로 바퀴 휠 안쪽에 2단변속기를 장착하는 ‘인휠형 2단변속 파워트레인(가칭)’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바퀴마다 따로 동력을 만들기 때문에 360도로 회전하거나 90도 직각으로 주차할 수 있는 자동차 등을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엠비아이는 이번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바퀴 옆에 부착하는 ‘측면형 2단 모터변속기’, 차축에 설치하는 ‘센터형 2단 모터변속기’, 바퀴와 분리해 차축을 통해 동력을 전달하는 ‘분리형 2단 모터변속기’등 신형 변속기 모델을 대거 내놓아 전기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유 혁 엠비아이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전기자동차용 2단변속기는 자율주행과 기술과 함께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핵심 기술”이라며 “2단변속기가 전기자동차 대중화를 5년 이상 앞당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벌써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모터 제조사로부터 제품공급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2단변속기 양산에 들어가 3년 안에 세계 전기차 변속기 시장을 석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엠비아이는 지난 20여 년간 변속기 한 가지에만 매달려 전기자전거·전기오토바이·전기자동차 관련 특허를 2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변속기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이 업체는 세계적 자동차 부품회사, 전기차 모터제조사 등과 변속기 공급 계약을 따내 토종기업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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