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창사 63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고로(용광로)에서 생산한 슬래브를 사용하게 됐다. 동국제강은 포스코, 브라질 철광석회사 발레와 합작해 설립한 브라질 페셍철강주식회사(CSP) 제철소에서 생산된 슬래브 5만8,751톤을 22일 당진공장으로 처음 입고했다. 슬래브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의 중간재료로 CSP제철소는 2012년 착공을 시작해 4년 만인 지난해 6월 10일 화입식에 이어 이틀 뒤인 12일에는 성공적인 첫 출선(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을 했다.
동국제강은 22일 당진공장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에두아르도 파렌테 CSP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슬래브 입고를 축하하는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입고는 동국제강이 1954년 설립 이후 63년 만에 최초로 자체 고로에서 생산한 슬래브를 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SP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페셍 산업단지에 건설된 연산 300만톤급 제철소로서 총 55억 달러가 투자된 한국과 브라질 경제 협력의 결과물이다. 동국제강(30%)이 기획하고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인 브라질 발레(50%)와 포스코(20%)가 합작한 것으로 브라질 북동부 지역 최대 외자유치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화입(점화) 이후 6개월 이상 걸리는 상업생산 시기를 3개월 이상 단축시킨 CSP제철소는 2월까지 슬래브 140만톤을 생산하고 그 중 124만톤 이상을 판매했다. 가동 시작 후 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자동차 강판용 슬래브와 유정강관용 슬래브 등 고부가가치 고급강을 잇달아 생산해내며 기술력도 입증했다. 동국제강은 이번에 입고되는 5만 8,751톤을 시작으로 5월에 2만톤 등 순차적으로 올해 당진공장에 총 25만~30만톤을 들여올 예정이며 내년에는 최대 60만톤으로 입고 물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반강보다 고급강 생산 비중을 끌어올려 올해 말까지 후판 고급강 판매 비중을 30%로 높인다는 동국제강의 목표도 CSP 덕에 한층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브라질 CSP프로젝트에 도전했고 글로벌 철강벨트를 완성했다”라며 “자체 슬래브 조달과 외부 판매를 통해 매출 증대와 시너지로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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