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폐철도부지 천연가스 불 곧 꺼질 듯
지하수 분출 주변 구덩이 김 모락모락
소화 후 사후처리가 더 난제
포항시, 공원 조성 예정대로 추진
지난 8일 지하수 개발용 관정 굴착 도중 터진 경북 포항시 폐철도부지 ‘천연가스전’이 조만간 생명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현재 2주 넘게 타고 있지만, 불길이 현저하게 약해졌고, 지하수가 함께 섞여 나오고 있다. 포항시는 불이 꺼지면 공원조성 공사를 재개한다는 입장이지만, 가스공 폐쇄 등 사후대책 마련이 만만찮을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 천연가스 화재는 발화 1주일여 지난 16일부터 불꽃 크기가 처음보다 절반 크기로 줄었고, 굴착용 파이프 틈으로 물이 탄산수처럼 솟구치고 있다. 가스 압력이 줄면서 밀려나 있던 지하수가 가스에 섞여 분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주 이내에 불이 꺼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시도 조만간 불이 꺼질 것으로 보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연구 및 조사를 의뢰했다. 연구원은 23일 현장을 확인하고 불이 꺼지면 포항시와 사후 처리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가스센터 황인걸 책임연구원은 “가스가 섞인 물이 나오고 있어 불길이 잡혀도 사후 처리가 더 중요하다”며 “지하 200m까지 굴착한 관정을 진흙 등으로 단단히 막는 등 폐공절차를 제대로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주 이상 불이 계속되면서 불 난 곳 주변에 대한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포항시가 6월 말까지 700m구간 4만㎡ 에 대해 우선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다소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는 불 난 곳을 제외한 지역에 조경공사부터 하고 있지만, 관정 폐공을 위한 현장조사 등으로 6월 말 준공은 물 건너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준공일을 맞추는 것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주변 지질 조사와 함께 불이 나는 시추공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공사장에서 공원 조성에 필요한 지하수 관정을 찾기 위해 지하 200m 아래 굴착 도중 천연가스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시추기 작업자 이모(58)씨와 오모(58)씨 등 2명이 얼굴 등에 화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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