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2025년에 50세가 되는 여성 10명 중 1명은 사는 동안 한 번도 결혼하지 않았을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ㆍ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를 보면, 여성 독신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독신율은 50세에 도달한 시점에서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비율을 뜻한다.
5년마다 실시되는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를 토대로 여성 독신율을 구하면, 1990년대에는 1990년 0.5%, 1995년 0.7%로 1% 미만이었다. 이후에는 2000년 1.3%, 2005년 1.9%, 2010년 2.5%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증가 추세가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그 변화율을 대입할 때 여성 독신율은 2015년 3.8%, 2020년 7.1%, 2025년 10.5%로 높아진다. 2025년에 만 50세가 되는 여성은 1975년생이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생애에 걸쳐 대부분이 결혼하는 ‘보편혼’ 사회이지만, 대다수가 결혼한 것으로 파악되는 연령대는 빠르게 상승 중이다. 전체 여성 중 90% 이상이 한 번이라도 결혼한 연령은 1990년에 29세였지만, 1995년 30세, 2000년 32세, 2005년 36세, 2010년 39세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혼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2년 주기로(2006년까지는 4년 주기) 1만8,000여 표본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에게 결혼 가치관 등을 묻는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와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라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미혼남녀의 비율은 16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 25∼29세 미혼여성 중 결혼을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1998년 52.5%대에서 2014년 44.1%대로 하락했고, 30∼34세는 46.8%에서 35.6%로 낮아졌다. 미혼남자 25∼29세에서도 긍정적 응답이 77.0%에서 55.2%로, 30~34세에서는 75.4%에서 52.2%로 추락했다.
과거에는 결혼이 성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의무사항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선택사항으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이런 태도 변화로 실제로 결혼하지 않는 여성도 늘어나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혼은 일반적으로 출산과 양육 등 가족적 책임 증가를 부르는 사건인데 결혼에 대한 부정적 가치관은 결혼율을 낮추고, 이는 혼외출산율이 극히 낮은 한국 사회에서 출산력을 낮추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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