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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만 당하지 말자" 손아섭은 중견수 변신, 결과는?

입력
2017.03.2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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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손아섭/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고척돔=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롯데는 지금 '외야 실험' 중이다.

간판 외야수 손아섭(29)은 '중견수' 수업을 받는다. "아마추어 때도 중견수로 뛴 적은 없다"는 그는 새로운 변신에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이다.

손아섭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줄곧 우익수로 경기에 나서던 손아섭 대신 주로 중견수로 뛰던 전준우(31)가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둘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다.

롯데의 외야 실험 때문이다. 조원우(46)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정규시즌에 변수가 생길 것에 대비해 연습을 해보는 것"이라고 낯선 라인업에 대해 설명했다. 주전 외야수들이 더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게 된다면 벤치도 더 유연하게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당초 스프링캠프부터 바뀐 수비 위치에 대한 훈련을 시키려고 했지만, 손아섭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계획이 미뤄졌다. 그 사이 전준우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 등에서 우익수로 출전하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반면 손아섭은 이날 처음으로 '중견수'로 실전을 치렀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도 좌익수와 우익수만 나가봐 중견수는 오늘이 처음이다. 중견수로 나가면 어떨지 나도 궁금하다"며 웃었다. 걱정을 다 떨치지 못했다. 그는 "잘 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도 무난하게 하고 싶다. 중견수 자리에서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변신이다. 코너 외야수에 비해 중견수는 수비 범위도 더 넓고, 타구의 궤적도 익숙하지가 않다. 하지만 손아섭이 '중견수 옵션'까지 장착하게 된다면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것은 물론 팀에도 보탬이 된다. 손아섭은 "(민)병헌(두산) 형처럼 외야를 다 볼 수 있으면 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중견수는 수비 범위가 넓어져 어려울 것 같지만 부딪혀 봐야 한다. 타구 궤적이 다르더라도 날아오는 공을 잡아야 하는 건 어디든 다 똑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손아섭은 이날 걱정을 했던 것보다 무난한 중견수 데뷔전을 치렀다. 2회 1사 3루에서 박동원의 타구를 안정적으로 뜬공 처리했고, 3회에는 채태인의 타구를 플라이로 잡아냈다. 경기를 마친 뒤 손아섭은 "중견수 수비가 어색하긴 했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확실히 중견수 자리는 범위도 넓고 움직임이 많아 이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익수로 나선 전준우는 "수비에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다만 고척돔에서 첫 경기였는데 천장이 적응이 안 돼 어색함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롯데는 넥센에 6-7로 져 시범경기 4연승 행진이 멈췄다.

고척돔=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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