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금지’ 첫 주말
롯데ㆍ갤러리아 등 직격탄 맞아
내달부터 “관광객 절벽” 우려
신세계-남이섬과 협약 등
동남아ㆍ중동으로 고객 다변화
당장은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주요 면세점 매출이 20~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는 중국의 한국관광 중단조치가 지속되면 4월 이후엔 ‘관광객 절벽’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다급한 면세점들은 동남아시아나 중동으로 고객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2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관광 중단 조치 이후 첫 주말(18~19일)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주말(2016년 3월 19~20일)보다 25% 줄었다. 롯데면세점 매출이 올해 들어 꾸준히 2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30% 감소하면서 매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70%에 달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5일부터는 매출이 계속 감소 추세로 앞으로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울 신라면세점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15일 이전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일부 남아 있던 지난 주말 보다는 이번 주부터 관광객이 더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면세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HDC신라면세점의 15일 이후 매출은 직전 주보다 30% 이상 감소했고,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주말(18~19일) 매출이 2월 셋째 주말(17~18일) 보다 35% 급감했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그 동안 매출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최근 월간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던 터라 사드 보복의 치명타가 더욱 쓰라리다. 갤러리아면세점도 15일 이후 매출이 이전 한달 평균 매출 보다 20~30% 감소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면세점들은 동남아와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고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21일 남이섬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은 것도 고객다변화의 일환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 방문객 유치와 함께 쇼핑, 문화를 넘어 새로운 자연 관광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남이섬은 신세계면세점을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 연간 방문객(330만명)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40%이며, 그 중 개별관광객이 43%에 이른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도 최근 중동 무슬림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다음 달에는 중동 현지 여행 박람회에 참여해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으로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와서 동남아 등 시장다변화에 나서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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