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케어’ 버금가는 ‘안희정 케어’
삶의 질 돌보는 정책 브랜드 기대
안희정 충남지사가 10년 일하면 1년 휴가를 보장하는 ‘전국민안식제’를 다음 정부에서 핵심 국가ㆍ사회 의제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안희정의 색깔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선명한 정책 이슈를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판세를 주도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안 지사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삶이 있는 일자리 전국민안식제’ 간담회에 참석해 “새로운 노동 형태, 고용 형태, 삶의 형태로 대한민국을 한 번 바꿔보자”며 전국민안식제을 거듭 띄우고 나섰다. 안 지사는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어느 후보의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에 ‘심쿵’하게 공감했다면, 국민안식제는 바로 그런 공감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공약 발표 이후 전국민안식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대선 레이스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자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안 지사는 이날 노무현 정부 시절 주5일제 도입과 관련해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결국 성공적으로 정착된 사례를 언급하며 비판론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위기상황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대연정을 제안했다”며 “정치 리더십을 높인 뒤,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사정위원회를 사회적대타협위원회로 재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 측은 지난달 ‘선한 의지’ 발언으로 주춤했던 여론조사 지지율이 바닥을 다진 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큰 정책 이슈를 선점하면 지지율 상승의 추가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안 지사 측 정책단장인 변재일 의원이 기획한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전국민안식년제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최우식 노무법인 한영 부대표는 전국민안식년제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브랜드인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처럼 삶의 질을 돌보는 ‘안희정 케어’가 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안식년제는 새삼스런 제도는 아니다”며 “(안 지사의 공약은) 신규채용과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방점이 찍힌 참 좋은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박선영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자리 나누기, 근로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그리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복지제도의 향상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굉장히 섬세한 제도”라고 분석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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