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중학교 야구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이 진상 조사를 벌여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피해 학생들의 학부모는 퇴학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21일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관내 A중학교 야구부 3학년 선배(11명)들이 올 초부터 1,2학년 후배(총 29명)들에게 총 7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3학년 야구부원들은 교내 훈련은 물론, 전지 훈련 과정에서 후배들을 병뚜껑에 머리를 박게 했다. 심지어 후배들에게 강제로 부모님 욕까지 하도록 했다. 이도 모자라 선배 생일에 1인당 만원씩 강제로 갹출하기도 했다.
A중학교는 피해 학생 학부모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자체 진상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에게 5~15일의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다. 더불어 야구부 감독(수석코치)과 코치 등 2명의 지도자가 가혹행위 사실을 알고도 사실상 이를 묵인하거나 쉬쉬한 것을 확인, 학교체육소위원회를 열어 퇴출키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소위의 결과에 대해 심의, 두 지도자에 대한 처분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피해학생 부모들은 학교 측의 조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가해 학생에 대한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등 가혹행위 사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A중학교 관계자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기강을 잡으려 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가해 학생과 수석코치 등이 가혹행위 사실 및 이를 인지했던 점 등을 인정해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 부모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가해 학생들에게 운동을 그만두도록 하는 것도 앞 날을 생각할 때 가혹한 조치가 될 수도 있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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