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국민 여러분께 죄송”
전두환, 골목 성명으로 항의 표시
노무현 “면목 없는 일이죠”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30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 전직 대통령 중 네 번째로 대면 조사를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에 출두해 포토라인에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20일 밝혔다.
검찰 수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들은 대체로 짧은 소회를 밝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4,000억대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내란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고, 김영삼 정부를 비판하는 골목 성명으로 항의표시를 했다. 전 전 대통령은 결국 검찰청사가 아닌 안양 교도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2009년 4월 대검 포토라인에 서면서 “면목없는 일이죠”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다른 대통령과는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그 동안의 발언 내용을 볼 때 결백을 호소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12일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에 따라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면서 박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통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지금껏 제가 해 온 수많은 일들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저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다”고 부인하는 데 그쳤다. 물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원론적 발언도 나올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손범규 변호사는 20일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으나, 입장을 표명할 장소와 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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