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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증 심판위원장 “VAR로 PK 오심 크게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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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증 심판위원장 “VAR로 PK 오심 크게 줄일 수 있어”

입력
2017.03.20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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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프로축구 심판 자정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 중인 조영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 프로축구연맹 제공
작년 6월 프로축구 심판 자정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 중인 조영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래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필요한 건데….”

조영증(63)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심판위원장이 아쉬운 듯 말 끝을 흐렸다.

프로축구 개막 초반 결정적인 페널티킥(PK) 오심이 나왔다.

FC서울 이상호(30)는 19일 광주FC와 K리그 클래식(1부) 3라운드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6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광주 수비수 박동진(23)의 등에 맞았지만 주심은 핸드볼 반칙을 선언했다. 느린 그림을 봐도 명백히 등이었는데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서울은 PK로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종료직전 또 PK를 얻어 성공하며 2-1로 역전승했다. 첫 번째 PK 오심이 경기 흐름을 바꿨고 패한 광주는 잔뜩 뿔이 났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 아버지인 기영옥 광주 단장이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자처해 격정을 토로했다.

프로연맹이 올 후반기 도입을 준비 중인 비디오 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ㆍVAR)이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논란이다.

프로연맹은 5~7월에 오프라인 테스트(실제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범운영)를 거쳐 여름부터 클래식 모든 경기에 비디오 판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일부터 3일 동안 네덜란드축구협회 마이크 반 더 로에스트 VAR 프로젝트 팀장이 방한해 천안재능교육연수원 창의관에서 국내 심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했다. 네덜란드는 3년 째 비디오판독을 시행하며 지금까지 200여 경기의 테스트를 거쳤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비디오 판독 도입에 앞서 네덜란드에 자문을 구할 정도다.

마이크 반 더 로에스트 네덜란드축구협회 VAR 프로젝트 팀장이 8일 천안재능교육연수원 창의관에서 국내 심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마이크 반 더 로에스트 네덜란드축구협회 VAR 프로젝트 팀장이 8일 천안재능교육연수원 창의관에서 국내 심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시연 중인 국내 심판들. 프로축구연맹 제공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시연 중인 국내 심판들. 프로축구연맹 제공

워크숍에 참석했던 조영증 위원장은 “VAR의 거의 대부분이 PK 판정이라고 한다. 나머지 반칙도 VAR을 할 때가 있지만 PK 오심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심을 현장에서 바로 잡아 큰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심판들의 호응과 관심도 상당히 높았다”고 전했다.

축구의 비디오 판독은 득점, PK, 직접 퇴장, 중대한 반칙을 범한 선수를 확인할 때 등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소만 대상인데 이중 PK 오심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

축구의 비디오 판독은 주심만 권한이 있다. 주심은 경기 중 무선 헤드셋을 통해 비디오 판독실에 있는 비디오 레프리에게 판독을 요청한다. 비디오 레프리도 제안할 수 있지만 받아들일지 여부는 주심 몫이다. 주심과 비디오 레프리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야만 게임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조 위원장은 “한 경기당 3개꼴로 VAR이 이뤄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걸렸지만 숙달될수록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줄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더 중요한 건 비디오 판독 오심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주심 판정을 바로 잡았는데 나중에 틀린 것으로 확인되면 신뢰성에 금이 간다. 조 위원장은 “성급히 결정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시간이 걸려도 정확하게 확인하라는 게 지침이다”며 “우리는 이제 막 시행하려 하는 단계니 초반에 시행착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 리그 등을 잘 벤치마킹해서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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