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0.01초.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3ㆍ한국체대)의 메달 색깔이 ‘금’에서 ‘은’으로 갈린 시간이었다.
윤성빈은 지난 1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제8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0.01초 차이에 울었다. 1차 시기에서 50초69를 기록해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ㆍ라트비아)의 50초87보다 0.18초 앞섰지만 2차 시기에서 순위가 뒤집혔다.
이용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 “홈 트랙에서 한 만큼 정말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월드컵에서 1차 대회(캐나다) 금메달 이후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윤성빈이 홈에서 우승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데 대해 “자꾸 2등 하는 게 습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총감독은 곧바로 “이런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면서 “1등보다 나태함 없이, 쭉 열심히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성빈도 경기 후 “트랙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스켈레톤 종목 특성상 홈 트랙에서 하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면서 훈련을 통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까지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윤성빈은 “(20번 정도 실전 연습한) 외국 선수들보다 20번 정도 더 훈련했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면서 “어떻게 시간을 내서든 트랙을 자주 경험해서 평창 올림픽 때는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관록의 두쿠르스는 “수십 년 훈련하며 얻은 노하우로 평창 올림픽을 준비 중이다”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윤성빈은 홈 트랙에서의 집념 있는 훈련을 통해 베테랑 두쿠르스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확인한 대회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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