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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공항 총기 탈취범’ 사살… 탄력 받는 극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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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공항 총기 탈취범’ 사살… 탄력 받는 극우당

입력
2017.03.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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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군인에게 달려들어 인질극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가정 남성

“알라 위해 죽으러 왔다” 외치기도

테러ㆍ이민 문제 등 부각되자

극우정당 FN 대표 르펜 표몰이 나서

젊은층 지지 40%까지 올라

프랑스 경찰들이 18일 총기 탈취범이 사살된 직후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보안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경찰들이 18일 총기 탈취범이 사살된 직후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보안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남부 오를리 공항에서 경비 군인의 총을 빼앗으려다 사살된 남성이 테러를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프랑스인들에게 2015년 파리 연쇄 테러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반(反)이민 기치를 앞세운 극우정당이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내달 프랑스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프랑스 국적의 지예드 벤 벨가셈(39)은 이날 오전 8시30분 오를리 공항 남부 터미널에서 순찰 중이던 여성 경비 군인에게 달려 들어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됐다. 벨가셈은 손에 들고 있던 석유통이 든 가방을 던지고 자신의 공기소총을 이용해 피해자를 인질로 삼으려 했지만 곧바로 대응한 동료 군인 2명이 쏜 총에 맞았다. 수사를 지휘하는 파리 검찰청 소속 프랑수아 몰랭 검사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용의자가 군인으로부터 총기를 탈취해 공항의 민간인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이른바 ‘소프트타깃’ 테러 시도였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벨가셈은 급진적 이슬람교도로 코란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사살 되기 전 “알라를 위해 죽으려고 왔다”고 외쳤다. 2015년 11월 파리 테러 후 관련 조사를 받는 등 당국의 감시를 받기도 했다. 브뤼노 르루 내무부 장관은 “용의자는 경찰과 사법당국에 알려진 인물”이라며 “테러를 위해 이번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은 벨가셈이 마약 거래 혐의로 감옥에 갇혔던 2011~2012년 이슬람 급진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파악하고 이슬람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연관성 등 범행 배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안보ㆍ이민 문제 논의를 재점화해 프랑스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범행 시도가 민간인이 많은 공항에서 이뤄져 프랑스인들을 또 다시 공포로 몰아 넣었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230명 이상 사망한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극우파의 부상을 막으려는 현 정부의 노력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큰 피해 없이 사건이 마무리 점에 고무된 프랑스 당국은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보안 시스템에 따른 것이 아닌 ‘우연한 승리’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틈을 놓칠세라 유력 대선주자인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표 몰이에 나섰다. 르펜은 “느슨한 정부 탓에 프랑스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며 “프랑스인들은 현실을 외면하는 이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펜은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 2차 투표에서 2위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FN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젊은층의 지지와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 한번 지지율 확보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테러 위험이 높아질수록 급진 이슬람에 대한 거부 입장이 명확한 극우 정당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어서다. 2012년만 해도 FN을 지지하는 젊은층 비율은 18%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40%까지 올랐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인 IFOP가 지난 5~8일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4세 국민의 39%가 FN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극우정당을 향한 젊은층의 열렬한 지지가 프랑스 대선에서 예측 불가능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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