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공정ㆍ자유ㆍ미래 가치 수호”
손 “제7공화국 열어 나갈 것”
750m 거리서 15분 차 출정식
첫 TV토론서도 ‘연정’ 놓고 격론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9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미래를 준비하는 대통령’을, 손 전 대표는 ‘제7공화국의 첫 대통령’을 내세워 다음 정권을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같은 날 경쟁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는 것도 이례적인데다 장소도 직선거리 상 불과 7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상대를 의식한 맞불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마이크로임팩트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공정, 자유, 책임, 평화, 미래의 가치를 수호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저 안철수가 앞장서겠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어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시작했을 때의 모습으로, 더 큰 간절함과 강철 같은 의지를 담아 정치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하고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또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잘 대처한 모델국가가 되도록 하겠다”며 “미래 20년 먹거리를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대한민국을 전진시키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더 강하게 단련해 왔다”며 안 전 대표를 소개했다. 안 전 대표 측은 ‘미래 대통령’을 강조하기 위해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2012년 방한 당시 강연한 장소를 선택했다.
손 전 대표는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촛불시민혁명은 대통령 한 사람을 교체하는 것을 넘어 나라를 바꾸고 정치를 바꿔서 국민의 삶을 바꿀 삶의 교체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제왕적 대통령 공화국이라는 오명과 적폐로 가득한 6공화국 체제를 끝장내고 새로운 제7공화국을 열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대표의 출정식이 끝나고 불과 15분 뒤였다.
손 전 대표는 “개혁 대통령이자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2018년 지방선거 때까지 헌법을 바꾸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 “이번 대선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라 낡은 체제와 새로운 체제의 대결”이라며 “패권세력에 승리해 개혁공동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도 세종대왕의 ‘애민(愛民)’ 정신을 받든다는 취지에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앞에서 출마를 선언했고, 이번엔 촛불집회를 상징하는 장소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두 후보는 전날 KBS에서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도 연정 시기를 놓고 격론을 벌이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정치인과 정당은 자신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만들고 국민의 평가를 받은 뒤 선거 이후에 개혁세력을 결집해 정국을 운영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손 전 대표는 “중도 통합,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보수들이 관심을 갖는 대통령 후보여야 한다”며 “정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약속을 하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선(先) 연대론을 주장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집권을 하려면 국민의당 갖고는 안 된다는 여론이 많이 있다. 부패, 패권, 국정농단 세력을 제외하고 옳고 바른 나라를 만들겠다는 우리 이념에 동참하는 모든 개혁세력은 함께해야 한다”며 손 전 대표와 공동전선을 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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