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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룡해-황병서-김영철, 넘버2 권좌 놓고 ‘3각 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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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룡해-황병서-김영철, 넘버2 권좌 놓고 ‘3각 암투’

입력
2017.03.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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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안보전략연구원 분석

“물고 물리는 세력 확장 싸움

김원홍 국가보위상 해임도 관련

휴화산처럼 언제 터질지 몰라”

2014년10월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 등과 티타임을 갖고 있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왼쪽)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10월4일 인천 송도 오크우드호텔에서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 등과 티타임을 갖고 있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왼쪽)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의 해임 등 최근 김정은의 편집증적 공포 정치가 극성을 부리는 것과 맞물려 북한 2인자 그룹이 얽히고 설킨 권력 암투를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9일 ‘최근 북한 핵심 권력층간 갈등 징후’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고위급 탈북민의 증언을 토대로 최룡해(67) 당 부위원장, 황병서(68) 군 총정치국장, 김영철(71) 통일전선부장 등이 서로 견제하는 암투를 벌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홍이 최근 국가보위상에서 해임된 것도 이 같은 2인자들간 권력 암투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정은 집권 후 당과 군의 핵심 실세로 등장한 최룡해와 황병서는 외견상 협력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최룡해가 황병서의 견제로 좌천된 것을 알고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최룡해가 2014년 5월 군 총정치국장에 해임된 게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황병서가 “최룡해가 군부 내에서 자신의 인맥을 구축해 세력화할 조짐이 있다”고 김정은에게 보고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최룡해는 지난해 말에도 2개월간 ‘혁명화 조치’를 받고 복귀했지만 김정은이 그의 지반 확대를 꺼려 근로단체를 총괄하는 직위에 한정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연구원은 “최룡해는 기회가 오면 김정은에게 황병서의 (쿠데타) 위험성을 각인시켜 퇴출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간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황병서는 김영철ㆍ김원홍과도 물고 물리는 암투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초 정찰총국장에서 통일전선부장으로 옮긴 김영철이 정찰총국 5국(대남 및 국외정부 수집 업무)과 정찰총국 산하 무역회사인 청봉무역을 통전부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황병서가 “네가 정찰총국에 있다가 통전부로 가면 정찰총국도 통전부로 옮겨야 하나”고 비난하면서 김정은에게 “김영철이 개인 권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하며 견제했다는 것이다. 실제 김영철은 지난해 7월 통전부 권한 남용을 이유로 한달간 혁명화 조치를 받았다.

42판 북한실세-암투/2017-03-19(한국일보)
42판 북한실세-암투/2017-03-19(한국일보)

김영철의 혁명화 조치엔 그와 우호관계를 유지했던 김원홍도 개입됐다고 연구원은 주장했다. 연구원은 “김영철은 과거 정찰총국장 재직시 김원홍의 아들 김철 청봉무역 사장이 정찰총국 산하에서 외화벌이를 하도록 뒤를 봐주는 등 김원홍과 우호관계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김영철이) 보위성의 대남 공작업무까지 넘보는 등 월권행태를 보인 것을 계기로 황병서ㆍ김원홍과 대립구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김원홍이 김정은에게 김영철의 불륜설, 김양건 비하 등 부적절한 언행을 수집 보고해 혁명화 교육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철이 복귀한 뒤에는 “김원홍과 김영철 둘 중 하나는 조만간 죽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북한 고위층 내부에서 돌았다고 한다.

김영철의 세력 확장을 두고 황병서와 김원홍이 협공 형태를 취했지만 황병서와 김원홍도 일찍부터 암투를 벌여왔다는 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연구원은 “김원홍이 보위성을 통해 군 관련 사항에 개입하려는 정황을 알게 된 황병서는 이에 격분, 조경철 보위사령관에게 24시간 철저히 감시하라고 명령하는 등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황병서와 김원홍의 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라는 말이 떠돌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암투 속에서 김원홍은 올 1월 중순께 국가보위상에서 해임됐고 직속 부하들도 처형됐다. 연구원은 또 김원홍 해임에는 김원홍과 갈등 관계에 있던 최룡해도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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