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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두 쪽’ 난 벵거 퇴진vs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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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두 쪽’ 난 벵거 퇴진vs지지

입력
2017.03.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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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 감독 재계약을 반대하는 팬이 경비행기 뒤에 매단 현수막. 영국 스카이스포츠 캡처
벵거 감독 재계약을 반대하는 팬이 경비행기 뒤에 매단 현수막. 영국 스카이스포츠 캡처
벵거 감독 지지하는 팬이 경비행기 뒤에 매단 현수막. 영국 스카이스포츠 캡처
벵거 감독 지지하는 팬이 경비행기 뒤에 매단 현수막. 영국 스카이스포츠 캡처

아르센 벵거(68) 아스날 감독의 퇴진 여부를 둘러싸고 팬들끼리 공중전(?)을 펼치는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

18일(한국시간) 영국 웨스트 브롬위치 더 호슨스에서 열린 아스날과 웨스트 브롬위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하늘에 경비행기 한 대가 날아다녔다. 그 뒤에는 ‘NO CONTRCT #WENGER OUT(재계약 반대, 벵거 아웃)’ 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달려있었다. 1996년 아스날 지휘봉을 잡은 벵거의 계약기간은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최근 그가 2년 재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아스날 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경비행기 시위도 이의 일환이었다.

물론 지난 20년 동안 아스날을 이끌며 세 차례 정규리그 우승(1987~98, 2001~02, 2003~04)과 6번의 FA컵 우승 등 화려한 업적을 남긴 벵거 감독을 지지하는 팬도 적지 않다. 실제 또 다른 경비행기 현수막에는 앞선 것과 정반대 문구인 ‘In Arsene We Trust #RespectAW(우리는 벵거 감독을 믿고 존중한다)’라고 써있었다.

하지만 이날 아스날이 웨스트 브롬위치에 1-3으로 패하면서 벵거 감독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분위기다.

아스날은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로 부진하다. 4승은 5부 리그인 서튼 유나이티드(FA컵 16강ㆍ2-0승)와 링컨 시티(FA컵 8강ㆍ5-0승) 그리고 정규리그 10위인 사우스햄턴(FA컵 32강ㆍ5-0승) 14위인 왓포드(프리미어리그ㆍ2-1승)를 상대로 올렸다. 라이벌 첼시와 리버풀에는 모두 1-3으로 무릎 꿇은 아스날은 리그 5위로 처져 우승은커녕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인 4위 수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또한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ㆍ2차전 모두 1-5로 완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아스날 팬들이 잔뜩 뿔이 날만한 상황이다.

18일 웨스트 브롬위치 원정에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고개 숙이고 있는 벵거 아스날 감독. 웨스트 브롬위치=EPA 연합뉴스
18일 웨스트 브롬위치 원정에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고개 숙이고 있는 벵거 아스날 감독. 웨스트 브롬위치=EPA 연합뉴스

벵거 감독은 경기 뒤 팬들의 퇴진 시위에 관해 “나는 경기 중에 관중석을 보지 않는다. 경기에만 집중할 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계약 연장 여부와 관련해서는 묘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앞으로 내가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알고 있다. 멀지 않은 시기에 여러분들도 알게 될 것이다”라며 “우리는 최근 20년 동안 가장 힘든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에 지는 것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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