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거래 투옥 당시 이슬람 급진주의 경도
프랑스 파리의 오를리 공항에서 경비군인의 총기를 탈취하려다 사살된 30대 남성이 “알라를 위해” 범행했다고 주장해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프랑스 파리 검찰은 공항 총기 탈취범인 지예드 벤 벨가셈(39)이 사살되기 전 “무기를 내려 놓아라. 나는 알라를 위해 죽으려고 이곳에 왔다”고 외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벨가셈이 알라를 언급한 점을 미뤄 총을 탈취해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범인은 경찰과 사법 당국에 알려진 인물로 테러 목적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범인 시신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도 발견됐다.
프랑스 출신인 벨가셈은 이날 오전 8시쯤 오를리 공항 남부 터미널에서 순찰 중이던 특수감시부대 소속 공군 3명 가운데 여성 군인을 공격했다. 그는 석유통이 든 가방을 던진 뒤 여군에게 달려들어 인질로 삼았다. 그는 자신의 공기 소총을 꺼내 여군의 머리에 겨눴고, 여군 화기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격렬해지자 다른 군인 2명이 범인을 사살했다. 벨가셈은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 거주지인 파리 북부에서 교통 검문을 하던 여성 경찰관에게도 공기 소총을 쏴 다치게 하기도 했다.
검찰은 범인이 마약 거래 혐의로 수감된 2011∼2012년쯤 이슬람 급진주의에 경도됐으며 당국의 감시 목록에 올라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벨가셈의 아버지와 남자 형제, 사촌을 구금해 범행 동기 및 테러 연관성 등을 수사 중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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