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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 과시와 줄 세우기가 부른 민주당 경선 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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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 과시와 줄 세우기가 부른 민주당 경선 분란

입력
2017.03.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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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전이 거친 말들로 얼룩지고 있다. 지지율에서 크게 앞선 문재인 전 대표 측의 과도한 줄 세우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면서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16일 문 전 대표 경선캠프를 겨냥해 ‘정당정치의 기본도 모르는가’라는 자극적 제목의 논평을 냈다. 문 전 대표 측이 특보단에 시도 당위원장들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정당정치의 적” “청산해야 할 적폐” 등 강도 높은 용어를 동원해 비판했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동지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가히 난타전 양상이다.

안 지사 캠프 의원 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의 “싸가지 있는 친노” 발언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박 의원이 15일 기자회견에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도 싸가지 있는 친노는 다 안희정한테 가 있다는 말을 하는데 뒤집어보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박 의원 말대로 뒤집어 보면 “싸가지 없는 친노는 문재인에게 갔다”는 뜻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사실관계도 맞지 않을 뿐 더러 극단적인 분열의 언어”라고 반격을 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은 문ㆍ안 두 진영이 거친 숨소리로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꼴사납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19명이 16일 당원과 대선후보 지지자들에게 다른 후보에 대한 모욕적 언사를 자제하고 분열의 언어를 함께 막아 달라고 호소하며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한 것과도 동떨어진 행태다. 이 운동은 탄핵 촛불시위 당시 경찰버스에 올라간 일부 참가자들을 향해 시민들이 “내려오라”고 외치며 평화시위 기조를 지켰던 장면에 착안한 것이다. 유력 대선주자 진영이 말로는 적폐 청산과 시대 교체를 외치면서 극복해야 할 구태를 되풀이하는 것은 위선적이다.

문 전 대표 진영 지적대로 초조한 안 지사 측이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캠프가 대세론을 업고 최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각계 인사 영입과 전문가 그룹 띄우기는 지나친 세 과시로 비치는 게 사실이다. 당내 경선에서 불공정 게임이라는 비판에만 그치지 않는다. 1,000여 명에 이른 대학교수 영입은 폴리페서 논란을 키우고 있고, 퇴직 관료뿐만 아니라 현직 관료까지 줄 세우기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에 대비해 각계 인사들을 영입하는 것을 잘못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세 과시와 줄 세우기에 의한 캠프 정치 폐해는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자제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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