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M 자동차 전문 정보 프로그램 ‘더 벙커’가 시즌 8로 돌아온다. 새로운 코너로 대중성을 갖춰 자동차 문외한들도 즐겁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첫 전파를 탄 ‘더 벙커’는 방영 초기 마니아적 요소가 강해 장수가 힘들 것으로 보였다. 방송가의 예측과 달리 8번째 시즌을 맞는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XTM ‘더 벙커8’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엄진석 PD는 장수 비결을 “현실적인 정보 제공”으로 들었다. “정비부터 튜닝까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동차 정보를 세밀하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중고차 경매를 통해 중고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더 벙커’는 보편성을 지닌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어렵다. 엄 PD는 “매 시즌 새로운 소재를 녹이며 진화해왔지만 그 부분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시즌8에서는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코너를 늘려 예능적인 요소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MC 이수근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게릴라 서프라이즈’는 MC들이 사연 응모자에게 찾아가 타이어 교체, 루프백 설치 등 자동차에 필요한 장비들을 직접 장착하는 선물을 제공하는 코너다. “튜닝은 소재일 뿐, 자동차 관련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감동을 끌어내겠다”는 게 엄 PD의 생각이다. 이수근은 “처음 전화를 했더니 사연자 분들이 보이스피싱인줄 알더라”며 “60분 방송을 위해 20시간 넘게 촬영을 하는데 우리를 만나고 행복해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첫 촬영 소감을 밝혔다.
시즌 1은 셀프 장비 장착, 튜닝 방법 등 자동차와 관련한 알짜 정보를 알려주는 형식으로 시작했다. 시즌 3부터 중고차로 경매를 진행하고 수익금을 교통사고 피해 아동, 장애인차량 전문 개조 업체 지원 등 다양한 곳에 기부하면서 공익적인 시도도 이어졌다. 그러나 ‘더 벙커’에서 차를 저가로 낙찰 받은 낙찰자가 인터넷 매매 사이트를 통해 이를 되팔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엄 PD는 “사전 동의서를 받고 공지를 띄워 경각심을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분들의 사유재산이 되는 순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충분히 논의하고 방편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시청자에게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에 활용하던 자동차 관련 전문 용어도 정리한다. 카레이서 유경욱은 “자동차 용어를 쓰면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평범한 시청자는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며 “시청자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문용어들을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인 이상민은 “이번 시즌에서는 여러 시청자를 만나고 소통하면서 생생한 장면이 담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실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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