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는 지난 해 ‘2016 한국전자전’에 참가해 장거리주행 전기차 볼트 EV의 국내 처음 선보였고 오늘은 제주 중문 여미지식물원에서 열린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세상 모든 이들의 관심이었던 가격을 공개했다. 4,779만원! 소비자가격에서 국고 보조금 1,4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뺀 금액이 실제 구입 가격이다.
무엇보다 볼트의 가장 큰 장점은 60KWh 리튬이온 대용량 배터리에서 비롯되는 383㎞(도심 411/ 고속 349)에 이르는 주행거리다. 204마력 모터는 발진 직후부터 최대 토크(36.7kgㆍm)를 끌어내는 재미 또한 분명할 것이다. 완충까지 9시간 45분이 걸리지만 잠자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실내는 수수한 편이다. 툭 불거진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껑충한 시트 높이로 컴팩트 미니밴의 느낌이 묻어난다. 질감은 평범한 수준으로 실용성에 치중한 모양새다. 10.2인치 가로형 터치스크린은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 있다. 안타깝게도 전원을 켤 수 없어 확인하지는 못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애플 카플레이를 포함한 첨단 커넥티비티 시스템 활용과 전기 에너지 모니터링을 제공해 진일보한 IT 기술과 새로운 차원의 개인화 된 경험을 제공한다고.
가죽시트, HID 헤드램프, 자동주차 보조시스템 등 편의 사양은 충실한 편이다. 실제 앉아본 실내 공간은 꽤 넉넉한 편이어서 앞좌석만큼은 대형차가 부럽지 않다. 반면 뒷좌석은 벤치 시트에 걸터 앉는 느낌이라 승용차의 안락한 기분이 아쉽기도 하다. 뒷좌석에 앉기보다는 운전을 좋아하고 장거리를 주로 다니며 철저한 환경론자라면 볼트 EV만한 대안이 없다.
쉐보레 볼트EV는 유명 자동차잡지 모터트렌드(Motor Trend)의 ‘2017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자동차 전문지에서 이미 상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미국 특유의 ‘팔은 안으로 굽는’ 애국심 호소주의라고 폄하할 수 없는 성능과 가격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지엠에서 밝힌 초도물량 1000대(이탈자 포함)는 ‘완판’됐다. 그것도 계약 2시간 만에 이뤄진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숫자놀음이 허망한 마케팅 구호임을 잘 알고 있는 터다. 이미 열흘 전에 볼트 EV의 사전 계약 안내가 사내 CMS 공지에 떴고 알만한(?) 사람들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1년 넘게 볼트 EV를 기다려왔던 고객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관람하러 제주에 내려온 이유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가 ‘미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넥스트EV 회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인터뷰를 하고 싶어서였고, 다른 하나가 바로 쉐보레 볼트 EV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듣기 위해서였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간섭은 민간 교류의 일정마저 막았고, 쉐보레는 언론 공개 행사를 아예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모두 놓친 터라 입맛이 쓰다. 볼트 EV는 4월 초 진행될 언론 시승회를 통해 자세히 전해드릴 수 있을 듯하다. 일반 공개는 서울모터쇼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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