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저 페더러(35ㆍ스위스)가 필생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31ㆍ스페인)을 만나 3전승을 올리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유독 나달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던 종전 페더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페더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1000시리즈 BNP파리바오픈 16강에서 나달을 세트스코어 2-0(6-2 6-3)으로 ‘완벽하게’ 물리쳤다. 페더러는 2015년 바젤대회, 지난 1월 호주오픈 결승에 이어 나달을 상대로 최초의 3연승을 기록했다. 통산 전적도 13승 23패로 간격을 좁혔다.
승리의 요인은 백핸드였다. ATP월드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17일 페더러의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관련기사
결정적인 상황에서 페더러의 백핸드가 빛을 발했다. 첫 세트 두 번째 게임에서 페더러는 30-40으로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지만 예리한 서브로 듀스를 만들었고 백핸드 발리와 다운더라인으로 연속 득점해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켰다. 두 번째 세트 매치 포인트에서 페더러는 나달의 두 번째 서브를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위닝샷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전 시즌까지 페더러의 백핸드는 왼손잡이 나달의 아치형 스핀으로 무너지기 일쑤였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페더러의 백핸드를 ‘나달의 승리 원천’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성공 이유는 라켓 변경이다. ATP는 페더러가 큰 라켓에 완전히 자신감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페더러는 2013년부터 새로운 라켓 디자인을 실험해왔다. 2014년에 97인치 프레임 라켓을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의 라켓으로 발전했다. 페더러는 “이번 시즌부터 큰 라켓과 헤드 사이즈에 익숙해졌으며 백핸드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악동’ 닉 키르기오스(22ㆍ호주)와 8강에서 만나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키르기오스는 앞서 강력한 우승 후보 노박 조코비치(30ㆍ세르비아)를 2-0(6-4 7-6<3>)으로 제압하는 돌풍을 이어갔다. 페더러와 키르기오스는 2015년 ATP 1000시리즈 마드리드오픈에서 한 차례 만나 키르기오스가 이겼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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