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17일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선 캠프의 국방안보 특보였던 남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3월 국정원장에 임명됐으나 이듬해 5월 경질됐다.
남 전 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오늘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에 제19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북 좌파를 척결하고 갈등과 분단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통일 대한민국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지금 동북아 정세는 구한말 같고, 국내 상황은 월남 패망 직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며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도 했다.
남 전 원장의 무소속 출마 소식에 정가에서도 이목이 쏠린다. 그는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으나, 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만든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돼있다는 말이 돌면서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라인을 조사하다 경질됐다는 설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올해 1월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선 최순실 등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사태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에 사찰은 고사하고, 검증 기능마저 제한돼 있었다”면서 “내가 만약 정윤회·최순실 (농단을) 알았다면 총이라도 들고 청와대 들어갔을 것”이라며 자신이 그 내용을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군 출신인 그는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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