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이사 지낸 임정평 교수
최순실 1980년대 독일 유학 때
‘집사’ 데이비드 윤 부친 소개해줘
“최태민과도 점심 식사한 적 있다”
법원, 공정성 논란에 교체 고심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 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구속 후 첫 소환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삼성 뇌물공여’ 사건을 맡은 재판장 장인이 정수장학회 이사를 지내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뇌물수수 혐의와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있는 삼성 재판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법원은 사건을 다른 재판부로 넘길지 고심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영훈(47ㆍ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는 임정평(77) 단국대 법과대학 명예교수의 사위다. 임 교수는 확인 결과 1984년 3월~1988년 3월 정수장학회 이사를 맡았다. 당시 이사장 조태호씨는 박 전 대통령의 이모부였다.

임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귀국하니까 정수장학회에서 통보가 와서 이사로 취임했다”고 말했다. “당시 조태호 이사장”이란 그의 말과 기록들을 비교하면 “75년쯤의 일”이라고 더듬은 그의 기억은 착오로 보인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분신이나 다름없었던 정수장학회로 연결돼 있다.

임 교수는 최씨 부친 최태민(94년 사망)씨와의 인연도 거론했다. 그는 “조태호씨가 점심 먹으러 가재서 갔더니 나중에 합석한 최태민씨에게 나를 소개했다”고 했다. 최태민씨는 공식 직함 없이 정수장학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95년 9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또 임 교수는 최순실씨가 80년대 독일 유학을 갈 때 최태민씨 측근 부탁을 받고 윤남수씨를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최씨의 독일 ‘집사’라 불리는 데이비드 윤(49ㆍ한국명 윤영식)씨 부친이 윤남수씨다. 임 교수는 “최태민씨의 비서관인지 하는 분이 누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데 소개해 줄만한 분이 있느냐”고 물어 “당시 독일서 가장 활동적이던 윤씨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73년 4월~75년 5월 사단법인 재독한인총연합회 11, 12대 회장을 역임하며 윤씨를 알고 지냈다고 한다. 윤씨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80년대 독일에 유학 온다고 알아보러 왔을 때부터 돌봐줬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임 교수는 자신이 최순실씨 후견인이라는 일부 의혹 제기에 대해 “내가 후견인이라면 (수사기관이) 날 이렇게 가만히 뒀겠냐”고 일축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을 통해 “언론 보도 전에는 장인이 최씨 일가와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사후에는 장인이 최씨 일가를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얘기도 있다.

애초 삼성 뇌물 사건은 앞서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 앞에 떨어졌으나 ‘봐주기’ 논란을 우려해 스스로 회피 신청을 했다. 이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다가 올 2월 법원 인사로 현재 재판부를 맡게 됐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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